사회적경제 소식들

희망근로사업, '풀 뽑기' 대신 이렇게 하면?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6. 16. 13:27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생대책으로 나온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중도 포기자의 속출 등으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재산이 몇 억 원이나 되는 계층이 참여하는가 하면, 허드렛일이나 실효성 없는 일회성 작업에만 치우쳐 경제적 효과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네요.

 

‘희망근로 프로젝트’는 1조7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6개월간 25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허덕이는 서민들에게는 필요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행정이 아쉽군요. 특히 쓰레기 줍기나 잡초 뽑기는 그만두고 사회가 요구하는 일자리를 제공해야겠습니다.

 

 

[[ 희망근로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뙤약볕에서 일하시는 모습도 보기에 민망하네요. ]]

 

소외계층 고용해 노인·청소년·장애인 서비스 제공

 

그런 차원에서 스페인 갈리시아 지역의 루고(Lugo) 시의회가 실행한 ‘진로 개발(Opening Pathways)’ 프로그램을 소개할까 합니다. 가장 소외된 계층을 중심으로 고용 및 직업훈련·소액대출에 나서는 한편으로 노인과 장애인, 청소년 등 취약계층에게 꼭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입니다.

 

스페인 북서쪽 지방의 루고 지역은 전국과 비교해도 경제력이 뒤처지는 편입니다. 실업률이 14%로 높으며, 45세 이상의 시민 중 30%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여성노동 활용도도 낮고요.

 

2002년 3월부터 시작된 ‘진로 개발’ 프로그램은 유럽사회기금(ESF: 유럽 회원국 간의 격차를 줄이고 사회경제적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연합이 설치한 기금)의 지원금 약 84만 유로(약 15억원)를 비롯해 총 120만 유로(약 21억원)의 재정을 충당했습니다.

 

[[ 희망근로사업의 상담 광경. 맞춤형 상담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

 

참여자 개인별로 고용관련 기술 가르쳐

 

2004년 3월에는 3년차 프로그램이 시행됐고 비슷한 활동이 스페인의 다른 8개 지역으로 확산됐지요. 루고 시의회의 이 사업 책임자 중 한 명인 이사벨 빌라모어 씨는 “가장 뒤처진 집단을 여러 수준으로 나눈 뒤 개인별 고용 관련 기술을 가르친다”고 말합니다.

 

사업 첫해에 210명이 참여해 194명이 훈련을 마쳤고, 93명이 일자리를 찾았습니다. 참여자의 약 90%는 여성이고, 18%는 45세 이상이었습니다.

 

이들의 업무는 야산의 풀을 제거하고 일회성 화단을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바로 청소년, 노인, 환자, 장애인 등 사회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복지영역은 고용 기회가 많고, 높은 수준의 자격 요건이 필요하지 않아 기술 습득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도 있지요.

 

 

[[ 사회투자지원재단 등 4개 단체가 지난해 진행한 서민용 소액장기대출사업의 교육 참여자들이 현장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

 

무담보 소액대출 제공해 세 개 기업 탄생

 

‘진로 개발’ 프로그램은 훈련 및 상담 서비스 제공과 함께 참여자들에게 어떻게 개인사업을 시작할지 조언하기도 합니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루고 시는 지역단체와 협력해 이 사업으로 만들어진 지역기업에 무담보 소액대출을 제공합니다.

 

대출제도 덕분에 세 개의 기업이 생겼는데, 주로 노인들에게 서비스를 하는 회사들입니다. 우리나라도 노령화가 심각한 만큼, 노인서비스 활성화와 일자리 지원 프로젝트의 연계도 고려할 만할 것입니다.

 

2003년 3월에 루고 지방의회는 13개 직종의 교육훈련 과정을 도입한 두 번째 프로그램을 출범했습니다. 새 프로그램에는 가사 도움 서비스, 장애인이 일하는 콜센터 등 세 개의 시범사업도 들어갔다고 합니다. 서비스를 제공받는 취약계층의 입장에서는 절실하지 않을 수 없는 사업들입니다. 어떻게,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십니까? <끝>

 

2009년 6월16일(화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