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문제는 장애인이 아니라 바로 당신일지도…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7. 30. 10:04

문제는 장애인이 아니라 바로 당신일지도…

 

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애인 실업률이 15.2%이며 구직 단념자를 포함한 실업자 수는 약 13만6000명이라고 합니다. 특히 15~29세 청년장애인의 실업률이 24.4%나 됐다고 하는군요.

 

금융위기의 여파로 해고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3.8%까지 치솟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판국입니다. 그러니 장애인 실업률 15.2%가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많습니다. 사회적으로, 특히 직업적으로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그 중의 하나이지요. 장애보다는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 문제라는 것입니다. 희망인프라 담당자는 물론이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나는 편견이 없다’고 자신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볼보 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 아저씨 역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장애인입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다운증후군 재단(FSDM)이라는 비영리단체가 시작한 ‘스텔라 프로젝트’의 구직 프로그램이 혜택을 주었지요. ]]

 

 

장애인 지원과 함께 사회적 편견에도 도전

 

포르투갈 북부의 ‘가이아 사회복귀 직업센터’라는 단체가 이런 편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 센터는 매년 약 2000명이나 되는 장애인에게 직업훈련, 구직활동, 창업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도 장애는 의학적으로 치료해야 할 어떤 것이라는 선입견이 강합니다. 하지만 가이아 구직센터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센터 소장 제로니모 드 수사 씨의 말을 들어볼까요.

 

“문제는 장애가 아니라, 장애인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 간의 관계에서 생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지 장애인들의 능력 개발을 위해 일하지는 않아요. 사회의 편견을 없애고, 특히 고용주들의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합니다.”

 

1992년 출범한 이 센터는 고용 촉진과 직업 훈련을 위한 정부기관과 두 개의 장애인 관련 민간단체가 연합해 만들었습니다. 수천 명의 장애인들에게 사회 복귀, 기술 전수부터 직업훈련과 고용 지원까지 광범위한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센터 이용 후에 사회적·경제적으로 활동 범위가 늘어났다는 장애인들이 많습니다.

 

 [[ 15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영국의 시각장애인 기업 클래리티 종업원들. ]]

 

 

재택근무 사업의 창업도 지원

 

가이아 사회복귀 직업센터의 서비스 중 하나는 재택근무 사업의 창업 지원입니다. 상대적으로 장애인들은 이동이 수월하지 않기 때문에 텔레마케팅이나 인터넷 통신 등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업종이 유리하겠지요.

 

센터는 창업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설비 시설 및 기술을 지원하고 경영 교육도 시킵니다. 사업에 익숙지 않은 장애인 창업자를 위해 고객과 연락하고 협상하는 방법까지 교육합니다. 첫 2년간 18명의 장애인이 과정을 수료했고, 10명이 새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창업 지원과 더불어 직업훈련 프로그램도 실시하는데, 개인의 필요 혹은 사회 복귀 계획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됩니다. 회사를 차리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직업은 필요조건이자 인생의 충분조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죠.

 

1992년~2003년 사이에 직업 훈련을 마친 770명의 장애인 회원 중 70%가 일자리를 찾았거나 자기 사업을 차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센터도 별도의 목공 작업장을 세워서 직업 훈련을 실시하는 동시에 고용 촉진에 기여합니다. 이 작업장에서는 22명의 종업원 중 14명이 장애인입니다.

 

이 같은 사업이 잘 진행될까요? 드 수사 씨는 “사회적으로 책임이 있는 소비자 시장에 호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장애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겠지요. 소비자의 착한 마음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냐고요? 드 수사 씨는 “우리 제품이 가격과 품질 양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도 말하는군요. <끝>

 

 

2009년 7월30일(목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