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실업자 330만명, 한국엔 이런 회사 없나요?

사회투자지원재단 2010. 1. 11. 10:57

실업자 330만명, 한국엔 이런 회사 없나요?

-

 

지난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사실상의 실업자가 무려 329만9000명으로 우리나라 노동인구 중 7분의 1이나 됩니다. 2009년 11월 기준 공식 실업자 수는 81만 9000명이지만 취업준비자와 근로시간 18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취업자, 그냥 쉬는 사람 등이 248만 명이나 된다는 것이죠.

 

2010년 경기 전망은 그다지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은 듯하지만, 고용시장의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청년 인턴십이 종료되고 희망근로 프로젝트의 예산도 줄어드는 터라 이래저래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대기업의 경우 채용을 늘린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어렵다는 말도 나옵니다.

 

 

[[ 프랑스의 사회적 기업 아피즈가 만든 건축물. 이 회사는 청년 실업을 해결할 뿐 아니라 전통건축 방식을 복원하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는 데 힘씁니다. ]]

 

 

거리 청년 선도하다가 회사 만들기로 결심

 

실업문제, 특히 청년실업의 대처방안이 하루속히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프랑스의 한 노동통합 기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윤뿐 아니라 일자리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 아피즈(Apij)의 사례가 그것입니다.

 

아피즈는 1986년 청소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시민단체의 설립에서 유래했습니다. 단체의 창립 멤버이자 대표자인 레미 보비자쥬(Remy Beauvisage) 씨는 거리의 청년을 선도하던 교육 활동가였습니다. 관련 활동을 하다가 청년 장기실업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결심한 것이죠.

 

사업 분야는 건축 및 집수리입니다. 주식회사는 아니고, 정부 보조금도 일부 받지만 기업적인 활동을 하기 때문에 조세와 사회보험에서 일반 회사와 똑같은 규정을 적용 받습니다.

 

수익은 주로 건축 부문에서 발생하며 전체 재정의 85%를 차지합니다. 공공 보조는 15%랍니다. 완전히 독립적인 기업은 아니지만 회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더 많은 공공재원이 실업 수당과 청년문제에 대한 지원금 등으로 들어갔을 것입니다.

 

총 인원은 30~40명입니다. 건축부문에서 보조금을 받는 참여자 10여 명을 포함해 20여 명이 일하고, 직업훈련을 수행하는 작업장학교에 10여 명이 있습니다. 그밖에 취업지원을 담당하는 실무자도 몇 명쯤 됩니다. 숙련공만 채용한 구조가 아니라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훈련과 취업 알선을 병행하는 것이죠.

 

전통 건축방식 복원, 친환경 자재 사용 노력

 

주된 활동은 일반주택 수리, 주택 신축, 공원 시설물 설치처럼 다양한 건축 관련 사업입니다. 특히 프랑스의 전통주택 건축방식을 복원하고자 노력하며, 친환경 도구 및 자재를 사용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고객층도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일반 개인, 사회적 주택 사업자 등 여럿입니다. 작업과정은 단순한 건축시공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에서 보조금을 받는 참여자가 선배 노동자로부터 일 대 일 기술교육을 받는 실전 노하우 전수도 이뤄집니다.

 

작업장학교 역시 교육훈련의 중추 역할을 합니다. 참여자는 전체 교육의 절반을 현장 경험으로 익히고, 나머지 절반은 작업장학교에서 배웁니다. 이론과 실기의 병행을 통해 최종적으로 자격증 취득과 안정적 취업으로 나아갑니다. 이 학교는 광역지자체의 재정지원을 받습니다. 지자체가 아피즈의 사회적 역할을 인정한 셈이죠.

 

비정규직과 실업이 악화될수록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중요해집니다. 당장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 장래 역시 생각해야 하지요. 직업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교육훈련과 자격증 취득까지 지원하는 아피즈의 사례는 당장 오갈 데가 없지만 장래가 창창한 젊은이들에게 사회가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알려 줍니다.<끝>

 

2009년 1월11일(월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