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아이들 먹거리 걱정을 대신하는 기업이 있다

사회투자지원재단 2008. 11. 13. 10:35

아이들 먹거리 걱정을 대신하는 기업이 있다

영국의 사회적기업 연합 ‘서스테인’…학교급식 개선 및 정크푸드 광고제한 운동 벌여

 

* 어린이의 86%가 하루 섭취 권장량(RDI) 이상의 설탕과 소금을 먹는다.

* 어린이의 92%가 권장량 이상의 포화지방을 섭취한다.

* 어린이의 96%가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먹지 않는다.

 

 

 

영국의 국가 영양조사에서 나온 어린이 식단의 충격적인 현실이다. 소아 비만은 영국에서 가장 큰 사회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2050년에는 영국 남자어린이의 55%, 여자어린이의 70%가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되고, 그로 인한 정부 예산이 연간 450억 파운드(약 9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크푸드(패스트푸드처럼 열량은 높지만 영양소가 부족한 식품)로 위협받고 있는 어린이들의 식단은 심각한 건강문제를 초래한다. 전 영국 식품기준청(FSA) 청장은 “100년 뒤엔 영국인의 평균수명이 줄어들고 자식보다 부모가 장수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소아비만은 유·소년기에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정맥류 등을 유발하고, 당뇨와 암을 동반한 성인 비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또 비만 체형이 심리적으로 주는 스트레스와 불만족은 육체적 영향 못지않게 크다.

 

사회적기업 서스테인의 아동 급식 캠페인

 

소아비만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질의 식자재 유통을 담당하는 사회적기업 연합 '서스테인(Sustain)'이 나섰다. 서스테인은 음식문화의 다양성과 생명력을 확보할 목적으로 런던시와 농민,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로 구성된 조직이다.

 

어린이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의 ‘아동 급식 캠페인’을 통해 서스테인은 △질 높은 학교 급식 제공 △정크푸드 광고로부터 아이들을 보호 △식료품의 영양성분을 알기 쉽게 표기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은 이미 300개 이상의 조직체와 1만2000여 회원의 후원을 받고 있는 중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사진설명:사회적기업 연합인 서스테인의 아동 급식 캠페인을 이용하고 있는 어린이들. 더 많은 이익보다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잘 보여주고 있다.

 

1. 학교 급식 캠페인(Food in School)

 

세계적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의 후원을 받는 '학교 급식 캠페인'은 2008년 9월부터 초등학교 급식에 영양 기준을 제정·배포하여 어린이들에게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구체적 기준은 다음과 같다.

 

* 학교 점심에 질 나쁜 육류나 열량만 높은 탄산음료, 튀김, 초콜릿, 사탕을 포함하지 않는다.

* 양질의 육류, 가금류, 생선류를 기본으로 식단을 구성한다.

* 식사 때마다 두 종류 이상의 과일 또는 야채를 제공한다.

* 튀긴 음식은 주당 2회 이내로 제한한다.

* 정크푸드의 자판기 판매를 금지한다.

* 자판기 판매업자의 건강 간식(우유, 주스, 요거트) 판매를 장려한다.

 

 

2. 정크푸드 광고에서 아이들 보호

 

영국의 어린이들은 정크푸드 광고로 융단폭격을 맞고 있다. 매년 고지방, 고염분 음식의 텔레비전 광고에만 4억8000만 파운드(한화 약 9600억 원)가 쓰인다. 영국 식품기준청 등에 의하면 정크푸드 광고가 어린이의 음식 선호도와 소비행동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문제는 아동들의 70%가 어린이 방송 시간대 외에도 TV를 시청한다는 점이다. 결국 아동급식캠페인 사업본부는 저녁 9시 이전에 텔레비전의 정크푸드 광고를 제한하자는 ‘9pm 분수령 제도’를 주장한다. 9pm 분수령 제도는 다음과 같은 기대효과를 가진다.

 

* 어린이의 정크푸드 광고 접근성을 80%까지 없앨 수 있다.

* 어린이의 건강이 증진된다.

* 그 결과 정부는 건강관련 예산 절감을 예상한다.

 

2004년 영국의 정보통신회사인 오브컴의 조사에 따르면, 부모와 보육교사의 81%가 정크푸드 광고의 규제 강화에 지지했다.

 

3. 양심적 성분 표시(Clear Food Labelling)

 

영양성분의 표시방식은 각 영양소마다 하루의 섭취량을 나열하는 방식 외에도 신호등식 표기법이 있다. 영국 식품기준청에서도 권장하는 신호등식 표기법은 음식에 포함된 지방, 포화지방, 설탕, 소금의 양을 알아보기 쉬운 빨강, 노랑, 초록의 신호등으로 표시한다. 현재 일부 소매업체와 식품제조사만 이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2005년 영국 식품기준청의 의뢰 하에, 세계적인 권위의 시장조사기관 시노베이트가 행한 조사에 의하면 성인의 62%는 나열식 표기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반면, 신호등식 라벨표기에 대해서는 21%만 잘 알아보지 못했다. 게다가 나열식 라벨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3초 이상으로 나타났다. 나열식 표기로는 소비자들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신호등식 표기법은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보호할 뿐 아니라, 식품제조회사가 제품을 영양학적으로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간접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예컨대 나쁜 영양소에 빨간 표시를 할 경우 소비자는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받고 제품 구매를 꺼린다).

 

이처럼 영국은 사회적기업 연합인 서스테인을 주축으로 유·소년 어린이들의 건강한 식단과 소아비만 대책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한국의 소아비만 유병률이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아비만의 해결을 가정에만 맡기지 말고 사회구조적인 접근을 통해 찾아내야겠다. 사회적기업은 어린이의 건강과 영양상태 개선에 매개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끝>

* 참고사이트: http://www.childrensfoodcampaign.org.uk

2008년 11월13일(목)

사회투자지원재단

 

 

 

※이 글은 사회투자지원재단의 글로벌 커뮤니케이터(Global Communicator)인

가영 님(경희대 외식산업과 3년)의 기고문입니다. 앞으로도 세계의 사회적기업과 여러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계속 모니터해주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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