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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지원, 자선이 아니라 사람에게 투자하라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4. 15. 11:40

“취약계층 지원은 시혜 아닌 사회투자” 유럽사례 활용 필요

사회투자지원재단 보고서 ‘사회투자정책 활성화를 위한 유럽사회기금 비교연구’

…‘사람에의 투자’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공공·민간 부문의 협력 중요

 

2009년 4월14일(화)―경제 불황으로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복지정책과 관련재원이 확대되는 가운데, 실업자 및 저소득층 지원을 시혜가 아닌 사회투자(☞아래 용어 설명)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복지 영역에서 사회·경제의 통합이 강조되는 만큼 지원정책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취약계층이 직업능력을 강화하고 고용시장에 진출하는 등 선순환적인 경제활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공공·민간 부문의 협력을 바탕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의는 재단법인 사회투자지원재단(이사장 오재식)이 EU의 사례를 연구한 보고서 ‘사회투자정책 활성화를 위한 유럽사회기금 비교연구: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에서 나왔다(☞‘유럽사회기금’은 아래 용어 설명).

 

이 보고서는 1957년 지역 내 격차 해소와 사회경제적 협력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유럽사회기금의 활동 사례를 통해 사회투자정책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 기금의 투자를 받은 EU의 각 국가와 지역은 자신의 특성에 따라 지속적인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지역 내 민·관 파트너십을 통해 재원을 운용했다.

 

일례로 석탄·철강산업의 쇠퇴로 실업률이 높던 프랑스 북부의 노르빠 드 깔래 지역이 부흥하는 등 유럽사회기금은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첨부자료 참조).

 

각국의 정책을 분석한 보고서는 우리나라 사회투자정책의 활성화를 위해 다음의 다섯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사회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고용을 통한 복지향상, 사회통합, 경제와의 선순환고리 형성에 둘 것

 

둘째, 한국의 사회보장체제가 미흡한 만큼 유럽 국가들보다 사회투자정책의 영역을 확대할 것

 

셋째, 단순한 직업훈련이 아니라 취약계층을 타깃으로 맞춤형 직업능력 개발, 근로유인형 소득보장정책 도입, 노동력 흡수를 위한 사회적기업의 활성화 등 정책조합(Policy Mix)의 개발

 

넷째, 시민사회의 참여와 민·관협력 강화 등 사회투자거버넌스(Governance)의 구축

 

다섯째, 유럽사회기금과 같이 일반예산과 분리된 사회투자기금의 조성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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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1> 용어 설명

☞사회투자: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한 전통적 투자와 달리, 이윤에 더해 공익이나 사람을 위해서도 자원을 지출하는 투자

☞유럽사회기금: 1957년 유럽 회원국 및 역내 각 지방에 존재하는 경제적·사회적 격차를 줄이고 사회경제적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된 기금이다. 유럽구조기금(European Struntural Fund)의 하위 기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유럽사회기금은 일정한 주기(보통 6년)마다 사업 목적을 계획하고 시행한다. 2000년~2006년의 경우는 세 가지에 목적에 중점을 뒀다. 그 결과 △발전이 지체되는 지역의 개발 및 구조개혁을 촉진하는 ‘목적 1’ 기금 △구조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 사회경제적 전환에 기여하는 ‘목적 2’ 기금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목적 3’ 기금으로 나뉜다.

기금 규모는 2000년~2006년이 1960억 유로, 2007년~2013년이 3474억 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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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2> 노르빠 드 깔래 지역의 성공사례

이 지역은 2차대전 이후 석탄·철강부문이 쇠퇴하고 섬유산업만 유지되고 있으며, 평균 실업률은 전국보다 3%나 높다. 일부 도시의 청년 실업률은 25~30%에 달한다.

 

1996년 지방고용노동포럼의 탄생으로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 포럼은 기업주, 민간단체 회원 및 책임자, 노동조합, 직장인, 퇴직자, 실업자 등 민간부문과 지역의회 등 공공부문의 약 1000명이 참여했고 4개월에 걸쳐 논의를 진행했다.

 

포럼은 2001년까지 △참여 민주주의 발전 △노동시간 조정 및 단축 △지역주민 및 조직·지역 역량의 강화 △고용 및 노동헌장 수립 △공익성·사회성을 갖춘 새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30여개 민감단체가 제안한 133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그 결과 이윤·자본과 함께 사람도 중요시하는 사회적 경제 관련조직은 2008년 기준으로 총 2만5000개이며 총 고용규모는 21만9000명으로 지역시장의 14%를 차지한다.

 

이 지방은 유럽사회기금 등 외부자원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족한 재원을 보완했고, 지역에 필요한 혁신사업을 개발했다. 특히 유럽사회기금은 장기실업자를 위한 맞춤형 직업훈련 및 서비스 업종의 직업화를 위한 교육훈련에 활용해 효과를 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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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3> 영국 울퍼햄프턴의 장기실업자 재훈련 프로그램

 

설기현 선수가 뛰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축구팀 연고지로도 유명한 울버햄프턴 지역은 2000년 이전까지 장기실업자 비율이 높았다. 구직자의 기술이 기업 현장의 요구와 일치하지 않은 탓이다. 필수 현장기술의 습득과 면접 통과 요령 등을 교육할 필요가 있었다.

 

2000년 6월~2003년 7월까지 유럽사회기금이 150만 파운드, 영국정부가 매칭펀드 형식으로 183만 파운드를 지원한 결과, 기업의 수요와 구직자의 직업능력을 일치시키기 위한 ‘장기실업자 재훈련 프로그램’이 도입됐다. 대상지역도 요크셔 전체로 확대됐다.

 

이 프로그램은 장기실업자들에게 12개월 취업을 보장하면서 개인별 맞춤형 상담과 직업훈련을 실시했다. 프로그램을 이수한 약 75%가 6개월 이내에 실제 취업을 했고, 취업자의 절반 이상은 영구히 직업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82% 이상은 지속적으로 직업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