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10억원으로 실업자 100명을 사장님 만든 프랑스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12. 2. 10:28

10억원으로 실업자 100명을 사장님 만든 프랑스

 

경제 불황이 깊어지면서 일자리 만들기가 지상 과제로 떠올랐지만 비정규직, 인턴직, 공공사업 인력 등 어느 것도 장래를 보장해 주지는 못하지요. 안정된 직업과 내수 확대를 위해 여기저기서 창업 지원책이 나오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대출을 받고 영업 노하우를 익혀서 식당이나 점포를 차려도 창립 후 5년차 폐업률이 80%대를 기록할 만큼 높다는 것이죠. 정부의 대책도 저리 정책자금 지원, 프랜차이즈 기업 육성, 1인 창조기업 설립 지원 등으로 자영업자의 수를 늘리는 데 집중될 뿐, 사후 관리는 상대적으로 미비한 것이 현실입니다.

 

 [[ 2008년 열린 서울시 소상공인 창업박람회. 올해도 개최됐지요.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은 만큼 행사가 끝나도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필요합니다. ]]

 

저소득층 실업자와 저임 노동자를 기업가로 육성

 

저소득층 실업자와 저임 노동자를 대상으로 기업가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프랑스의 사례를 소개하려 합니다. 이 나라 재외 영토의 하나인 레위뇽(Réunion) 지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레위뇽 지역은 유럽연합에서 가장 높은 지역 실업률로 고통 받고 있는데 2002년의 경우 그 수치가 자그마치 29.3%나 됐습니다.

 

사실 창업은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적인 모토입니다. 하지만 실직자나 불우한 계층은 대출 받기가 쉽지 않으며 새로운 사업에 필수적인 노하우를 얻기도 힘들지요.

 

레위뇽 지역은 이런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불우 계층을 대상으로 직접 기업가를 육성하고, 재정을 지원하고,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컨설팅 서비스는 개인별 상담과 함께 협력자 네트워크 등이 제공하는 전문적인 자료의 공개도 포함하지요.

 

이 지역의 사업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1992년 설립된 레위뇽 개발착수 연합회는 2000년부터 개별지도와 재정지원의 통합 체계를 통해 불우한 배경의 기업가 지망생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책임자의 말을 들어볼까요.

 

“이 서비스는 대출, 경영 훈련, 협력자 접촉을 통해 새로운 창업자를 돕습니다. 다른 기업가와의 정보 교환, 지속적인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창업 이후에도 지원을 계속하지

요.”

 

 

[[ 프랜차이즈 육성이 아니라도 80% 이상의 창업 기업이 장기 생존하는 프랑스 방식을 배울 만합니다. 사진은 창업박람회에 몰린 사람들. 출처: 서울시 ]]

 

지속적인 사후 관리로 창업 기업 중 82%가 4년 이상 생존

 

프로그램은 해마다 평균 36~40세 사이의 예비 창업자 600~700명을 지원합니다. 이중 약 90%는 직장이 없으며 나머지는 저임금 노동에 종사하고 있던 사람들이지요. 2003년의 경우 유럽연합과 자체 재원 등을 통해 조달한 총 투입금은 57만3000유로, 우리 돈으로 약 10억 원이 들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의해 약 900개의 창업 계획이 실행에 옮겨졌으며, 매년 80~100개 사업이 자금을 지원 받습니다. 한 해에 약 10억원으로 100명 정도의 기업가나 자영업자를 육성하는 셈이지요. 성공적으로 창업한 기업 중 82%가 4년 이상 지속적으로 생존했다고 합니다. 프로그램의 사후 서비스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담당자는 “은행과 연구기관, 자금지원기관의 협력이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여성, 젊은이, 그밖의 소외계층 그룹과 우선해 접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약계층을 사장으로 만드는 계획이 큰 성과를 거뒀다는 반증 아닐까요.

 

우리나라도 자영업자 대출과 함께 컨설팅 등 창업 지원을 게을리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프랜차이즈나 정책자금만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서비스 제공이 성공의 한 지름길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물론 정부 당국의 책임감 있는 자세가 중요하겠지요. <끝>

 

2009년 12월2일(수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