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장애인이 일군 스완카페

사회투자지원재단 2008. 10. 23. 11:54

 

이글은 희망제작소 커뮤니티비즈니스 연구소가 운영하는 블로그(http://communitybusiness.tistory.com)에서

                일본커뮤니티비즈니스 탐방을 참고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일본에서 기업적으로는 가장 진보된 사회적 기업 모형이며, 매장으로부터 출퇴근 1시간 거리에 있는 장애인들(고용장애인 200, 전국 25개 점포)을 위한 특화된 커뮤니티 비즈니스.

 

스완은 야마토 운송의 설립자 오구라씨가 소셜벤처로 시작한 사회적 기업이다. 오구라 씨는 93년 경영자로써 은퇴하면서 장애인을 위한 오구라 재단을 설립하게 되는데 이것이 스완의 모태이다. 당시 장애인들은 월 5만엔(50만원)도 수익을 못 버는 현실에 있었는데, 오구라씨는 이러한 장애인들이 밝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일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설립했던 공익재단의 경우 영업이나 수익을 발생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했으므로 영리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장애인을 고용하는 주식회사 스완을 설립하게 된다. 스완을 설립하면서 오구라씨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좋은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망하는 것은 사장이 무능해서이다” 라고…[1]

따라서 스완은 설립초기부터 장애인을 고용하면서도 최저임금보장, 지출 대비 수익발생이 높은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

 

  

 

장애인도 훌륭한 자원이다.

스완이 장애인을 신뢰있는 일꾼으로 키워내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장애인이 출근하는 첫날부터 칭찬한다.

둘째, 명령하지 않는다. (자발적 의사 결정을 돕는다.)

셋째, 낮은 단계의 성취도를 부여한다. 이를 위해 장애인들의 직무 역시 처음에는 빵을 굽고, 다음에는 casher로 일하면서 사람들을 대면하며, 마지막으로 응접하는 스텝이 된다.

넷째, 권한을 주고, 책임감을 부여한다.

 

이러한 단계적 교육을 통해 장애인들은 그동안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왔다는 피해의식을 걷어내고, 사명감을 가진 회사의 일꾼이자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나게 된다는 것이 스완의 생각이다. 그래서 스완은 기업관점에서 장애인들이 사업을 하는데 문제가 있거나, 열악한 자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기부여가 최고의 자원’이라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장애인들이 일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사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회사의 일원으로써 성장하게 되면 그 다음단계는 이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우는 작업이다. 그들은 장애인들을 공정하고, 따뜻하며, 올바른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키우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이들이 얻고자 하는 바는 바로 ‘장애를 둔 가족까지도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장애인을 둔 부모들은 상대적 약자이자, 도움이 필요한 자식을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갖고 있다. 이들이 마음의 짐을 벗고, 자식이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사는 모습을 본다는 것… 그것은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또한 스완은 장애를 기업의 성장으로까지 연결하는 역 발상을 한다. 일반적으로 비장애인들은 자신의 장애를 숨기고 사는 경향이 있다면, 장애인들은 그것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렇게 약점이 확실하게 드러나면, 경영자는 그에 맞게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된다고 이들은 생각한다. 이를 위해 스완은 장애인들이 처음 들어오면 보호 겸 일을 감독하는 일반인을 붙인다. 이들은 장애인들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가르치며, 그렇게 일이 진행되는지를 옆에서 체크한다. 이들은 이 방법을 투수와 포수간의 일로 비유하여 베이스볼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그림2. 스완 카페 내부, 파란 옷의 웨이터가 장애인, 흰 옷은 코치하는 일반인이다.]

 

그 다음은 사커 시스템이다. 일정 정도의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 장애인의 경우에는 팀에 집어넣어 자율적으로 일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스완은 사람들이 가진 장애가 특별하지 않도록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스완은 기업의 운영방식을 복지적 개념만으로 접근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는 것이 더 큰 성취감을 준다는 기업가 정신으로 똘똘 뭉쳐있다. 그래서 그들은 기본급 외에도 성과급제도를 운영한다. 이는 고객을 생각하는 고객중심주의로도 연결되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상품, 서비스를 양산하도록 독려한다. 이쯤 되면 일반 직장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스완은 핸디캡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직장으로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그저 빵맛 좋고, 서비스 좋은 카페로 인식되어 있을 뿐이다.[2]

 

덕분에 스완은 취직시키려는 장애인 부모들로 늘 대기 상태라고 한다. 이때 스완은 몇 가지 원칙을 요구한다.

 

첫째, 정시 출근

둘째, 일하면서 미소를 지을 것

셋째,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을 것

 

일본의 통계를 보면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첫 번째 이유로 인간관계 악화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위와 같은 이유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스완의 취업조건에 만족하려면 생활과 심리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결국 장애인이 취업하는 것은 가정의 안정과도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림 3. 장애인 조리사가 만든 아침 ]    

 

SWAN LOHAS

스완은 장애인들로부터 시작된 기업이지만, 일반 기업들에 뒤지지 않는 그들만의 기업 스타일을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스완이라는 브랜드를 이렇게 정의한다. slow and gentle’ 어떤가? 직접 스완의 매장에 가본 사람들이라면, 그 느낌이 어떠한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스완이 ‘slow and gentle’ 이라는 컨셉에 충실하고자 활동하고 있는 사항들을 나열한 것이다.  

   에코 백을 사용

   거리의 환경미화를 통한 지역사회공헌도 실천

   새로운 시장 개척 차원에서 유기농을 재료로 한 빵과 커피를 제공,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한 품질 브랜딩

   알러지 환자들만을 위한 알러지 케이크 개발, 보급  

   유명인들의 결혼식에 축하 케익을 제공, 화제 속 일원이 되기

   쇼핑몰을 통한 인터넷 판매, 모기업인 야마토 택배와 제휴, 상품을 안전하고 친절하게 배달하는 택배 서비스

   복지학과 대학생 인턴쉽 – 장애인들과 일하는 체험을 제공

   장애인 학교 선생님의 실습공간 – 메이지 대학과 연수 및 학점 교류에 대한 MOU[3]

   긴자의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메세나[4] 활동 – 예술학교등과 제휴 빵을 전시하는 오브제 제작 등의 이벤트

    커뮤니티서비스 – 산지, 인구과소지에 스완 빵을 배달, 질 좋은 빵을 먹을 수 있도록 제공

   지역상품 개발 – 지역의 마쯔리(축제)등과 협력, 축제 캐릭터 상품 개발

 

스완의 도전

 ‘과연 스완이 장애인 기업인가?’ 하는 의문이 들 만큼 왕성한 활동에 놀라고 있는 동안, 스완은 또 하나의 카드를 빼 들었다. 앞으로 자신들이 도전할 과제가 바로 그것이다.

 스완은 우선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 놓았다. 회사가 안정되면서 장애인들의 취업이나 퇴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곧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멈추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의 난관에서 스완은 장애의 영역을 확대하는 선택을 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 방법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들은 인터넷 상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정리하여 제공한다. 물론 재택 근무가 가능하며, 컴퓨터 마우스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능력만 있으면 된다. 이를 통해 스완은 판매되는 매출의 정리 및 고객 관리가 수월해 졌다고 한다

 

두 번째는 타 장애인 작업소에 스완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다. 대신 마진을 받지 않는다. 그 덕에 이들에게도 수익이 발생함으로써 함께 견인되는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세 번째는 모기업인 야마토 택배에 새로운 CSR 활동을 제안하는 일이다. 일본에는 정신 장애자가 약 300만 정도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1%도 취업이 되지 않는다. 스완은 이들에게 간단한 택배를 하루 1시간 운송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마련하는 제안을 야마토 택배에 했다. 그 덕에  900명 정도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기업 관점에서 보면, 스완은 노동자원이 취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활용함으로써 성공사례가 되었고, 일반 기업과의 경쟁 속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브랜드 관리와 시장차별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모기업에 장애인 고용을 자문해주는 장애인을 위한 자문회사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 관점에서는 출근 시간 1시간 내외의 지역 장애우들을 고용,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들이 가정과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거리 환경미화에도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 속에서 스완은 3가지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LOVE – 장애인들을 사랑하고 격려하라

    JUSTICE – 올바른 일은 이루어 진다는 신념

    COURAGE – 우리가 하는 일을 절대로 포기 하지 않겠다는 용기

 

마지막으로 어떻게 이름이 스완이 되었는가?

스완에게는 베이커리의 기술을 제공한 협력자가 있었다고 한다. 협력자의 이름은 다카기 베이커리. 이들의 빵 기술은 데니쉬 즉 덴마크에서 왔다고 한다. 이를 모티브 하여 덴마크의 유명한 작가 안데르센과 그의 작품 ‘미운오리새끼’에서 스완이란 이름을 생각해 냈다. 즉 사회로부터 소외된 미운오리새끼들을 백조로 길러내는 기업. 그것이 ㈜ 스완이 꿈꾸는 세상이다



[1] 이를 오구라’s philosophy 라고 부른다.

[2] 스완 카페는 올해 3월 긴자의 맛집을 소개하는 잡지에서 ‘베스트 10’안에 든 경험이 있다. 또한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촬영장소로도 쓰이면서, 분위기 좋은 데이트 코스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3] MOU(Memorandom Of Understanding)란 민간기업, 또는 국가 간에 교환하는 합의 문서나 합의 자체이다. 민간기업 간에는 본 계약 체결 이전에 교섭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서로 양해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서, 국가 간에는 기존 협정에서 합의된 내용을 명확히 하거나 모()협정의 후속 조치를 위해 체결한다. 민간기업 간에는 양해각서를 교환한 이후 협상 결과에 따라 본 계약서의 내용이 양해각서와 달라질 수 있다. 법적으로 강제성은 없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양해 내용을 파기할 경우 도덕적 비난을 받게 된다. 어떤 사업에 대한 당사자들의 의지를 표현하는 서류인 의향서(letter of intent)보다 한 단계 더 진전된 것이다. 국가 간에 체결하는 양해각서는 조약과 같이 외교적 구속력을 갖는다. 당사국간 외교교섭 결과 서로 양해된 사항을 확인, 기록할 때 양해각서를 사용한다. 그러나 최근의 양해각서는 협정과는 별개의 독자적인 내용을 갖는 경우가 늘고 있다.

 

[4] 메세나 [Mecenat]- 메세나는 고대 로마의 외교관이었던 가이우스 마이케나스의 이름에서 유래한 말이다. 마이케나스는 베르길리우스·호라티우스 등의 문인들을 후원했던 돈 많은 후원자였는데, 지금은 예술 후원자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용어가 되었다. 메세나는 이타적인 목적에서 문화 및 사회 분야를 지원하는 것으로, 좋은 일을 하고 만족하는 것 외에 어떠한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고 수행하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이 자신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홍보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메세나 활동의 대상은 개인 또는 단체가 될 수 있고, 기업에서 내는 기부금 또는 성금은 메세나의 발달된 형태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