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실업급여 130만명 시대, 착한 일자리 만들기

사회투자지원재단 2010. 1. 25. 11:18

실업급여 130만명 시대, 착한 일자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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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모두 107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존에 실업급여를 받던 사람까지 합치면 130만명으로 역시 사상 최고입니다. 일자리가 없어 한숨 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만큼 새로운 직종 개발도 시급한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는 1인당 금속원자재 소비량이 미국의 2.5배,일본의 1.8배에 달하는 자원 다소비 산업구조 국가랍니다. 휴대폰, PC는 물론이고 냉장고나 세탁기 등에서 매년 폐기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 재활용 시장은 성숙하지 못한 상태죠. 그럼에도 95% 이상의 금속재료는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폐기물 재처리·재사용 시스템이 활성화된다면 수입 절감뿐 아니라 환경 보호, 일자리 창출 등 여러 부수적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재활용 사회적기업 앙비(Envie)의 사례가 재활용산업의 여러 장점을 입증합니다.

 

 

[[ 재활용산업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취약계층의 일자리까지 만드는 프랑스의 ‘착한 기업’ 앙비에서 종업원들이 작업 중입니다. ]]

 

 

환경 보호, 실업자 일자리 창출 위한 사회적기업 앙비

 

앙비의 기원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재활용 사업을 통해 환경을 지키고, 실업자에게 일자리까지 제공하자는 취지로 여섯 명의 활동가가 모였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프랑스 전역에서 40개의 지역조직과 5개의 지역본부에 약 1000명의 참여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민자들 역시 많은 수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참여자 대부분은 학력이 초등학교 수준으로, 글을 읽거나 쓰는 데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주거가 열악하고 건강이 악화되는 등 사회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많고, 혼자 살아서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하는군요. 한마디로 사회복지의 최하부에 위치한 계층입니다.

 

이들은 앙비 같은 사회적기업이 없었다면 정부 재정으로 먹여 살릴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앙비 조직에도 국가의 지원이 이뤄지지만 전체 재정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는 자체 수입으로 운영됩니다. 이런 자금은 급여, 교육, 사회문제 등을 해결하는 비용으로 씁니다.

 

취급 품목은 냉장고, 세탁기, 가스오븐렌지 등입니다. 재사용이 어려울 만큼 못 쓰게 된 제품은 주요 부품을 분해해 다른 기업에 판매하고, 다시 쓸 수 있는 제품은 수리해 저소득층에게 싸게 공급합니다. 이때는 소비자에게 1년간 애프터서비스를 보장합니다.

 

폐기물 처치 곤란한 대기업과도 윈윈 관계

 

물량은 프랑스 굴지의 종합 전자제품 판매업체인 다티(Darty)와 유통전문점 까르푸에서 가져옵니다. 다티와 까르푸의 입장에서도 폐기물을 처리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으니 윈윈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 회사는 앙비 제품의 판로 알선 및 폐기물 분해 시 나온 재활용금속의 매입을 담당하며 수출처도 소개한다고 합니다.

 

대기업과 사회적기업의 상생구조는 꼭 필요합니다. 다티는 자사 제품을 판매한 뒤 수거한 중고품 및 고장 난 가전제품을 앙비에게 무상으로 제공합니다. 직업훈련기관 등과 연계해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도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런 대기업은 모든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앙비의 참여자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죠. 실제로 앙비에서 고용계약기간 2년이 종료되면 참여자의 70% 정도는 대기업이나 관련기업의 재활용 부문 등에 취업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삼성 등 대기업이 여러 재활용기업과 협력하고 있습니다만, 그 폭은 아직 좁은 상태입니다.

 

참여자의 재취업을 위해서는 원활한 교육이 중요합니다. 작업장 내에는 일정한 양식의 성적표를 비치해 생산에 대한 목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이유를 분석하고 참여자의 사회적 문제 해결, 기술 지원 등을 실시합니다. 1인당 작업량은 연간 300대 정도랍니다.

 

마케팅은 앙비의 취약한 부분인데, 사회적기업이기 때문인지 광고나 홍보를 할 수 없어서 주로 입소문을 타고 고객을 확보한다고 합니다. 다만 판매가가 새 제품의 3분의 1 정도로 저렴하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연간 2만여 대의 가전제품을 모아서 3000여대를 재활용품으로 판매한다는군요.

 

우리나라도 가전제품 수거 및 재활용, ‘도시광산화사업’이라고 하여 폐기물 속에 들어 있는 금속물의 추출 등 여러 재활용 산업이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많은 사회적 기업도 이런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요. 정부와 사회의 더 큰 관심이 환경을 보호하고 실업자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데 밑거름이 됩니다. <끝>

2009년 1월25일(월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