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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영국의 사례를 통해서 본 협동조합의 역사

사회투자지원재단 2012. 7. 31. 13:54

영국의 사례를 통해서 본 협동조합 역사

 

 

 

<원자료 출처>

BRITISH CO-OPERATIVE HISTORY, RITA RHODES, Ph.D.

(Visiting Research Associate, Co-operatives Research Unit, Open University, UK)

A GLOBAL HISTORY OF THE CO-OPERATIVE MOVEMENT

presented at a WORKSHOP in STOCKHOLM 20th NOVEMBER, 2009

 

 

 

번역 및 요약 : 이지영 GC

 

협동조합(co-operation)이라는 단어는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매우 낯설다. 하지만 사실 협동조합은 말 그대로 협동하는 조합이다. 국제협동조합연맹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구성원들간의 민주적 연대를 통해 공동 소유되는 사업체를 통하여 공동의 경제적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자율적인 조직이다.

 

이러한 협동조합의 기원은 영국의 맨체스터 인근의 작은 도시인 로치데일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협동조합이 만들어질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의 절정기였다. 하지만 산업혁명이 가져다준 물질적 풍요는 소수의 자본가 계급에게만 돌아갔다. 다수의 노동자들은 노동착취와 상인들의 담합으로 최소한의 생계조차 위협받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연대를 모색하였고 노동자조합을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노동자조합의 결성은 실패로 돌아갔고 오히려 노동자들은 해고를 당하기에 이르렀다.

 

이후에 영국에서는 노동자조합의 실패를 바탕삼아 우애조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연대가 이루어졌고, 이러한 조합들은 로치데일의 직접적인 전신이라고 여겨진다. 이때의 우애조합들은 로버트 오웬의 사상과 윌리엄 킹의 사상을 바탕으로 일어난 조합이다. 그들은 노동자 스스로의 힘으로 협동체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협동조합 상점과 노동자 협동조합을 설립해야 한다고 보았고 이런 조합에 필요한 자금을 우애조합원들의 자금으로부터 확보하는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우애조합 역시도 결론적으로는 성공적이지 못하였는데 이는 협동조합 상점에서의 조합원간의 외상거래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협동조합들은 단명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러한 과거의 실수들을 바탕삼아 1884년 로치데일의 선구자들은 다시 한번 협동조합 살리기에 도입한다. 과거의 여러 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상황은 여전히 매우 열악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회의를 통해, 현 상황을 개선할 방법을 모색하였고, 협동의 수단을 강구해야한다는 기독교 사회주의자들의 의견으로 무게가 실렸다. 협동조합은 그렇게 다시금 역사 속에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져간 다른 조합들과는 달리, 로치데일은 그 운영방식이나 방침 면에서 기존의 것들과는 구분되는 몇가지 특징을 지닌다.

 

우선 로치데일은 안으로는 조합원간의 연대를 모색하고 밖으로는 자립성을 추구하였다. 외부의 권력이나 단체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의 협동과 노력으로 해결하려는 방침을 가졌던 것이다. 조합원들은 스스로 2펜스씩을 모아서 협동조합의 기금을 마련하고, 이익 배분과정에서도 자본보다는 인간과 그 노동에 상응하는 분배를 중시하였다. 또한 제분협동조합을 세워 직접적인 생산에도 관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내외적 방침을 통해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자본의 폐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소비의 조직화를 시도하였던 것이다. 초기의 협동조합들이 노동운동을 주로 하였던 것과 달리 1884년의 로치데일 협동조합은 소비의 중요성을 자각했다. 그들은 소비를 조직하면 생산이 변화할 수 있음을 깨달았으며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자본의 횡포아래 노동을 착취당하던 노동자들은 소비를 조직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하게 되면서, 비로소 자본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노동이 가능해졌다.

 

마지막 특징으로 로치데일이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바를 들 수 있다. 로치데일 협동조합원들은 조직된 소비 그리고 조합원들의 교육을 통해서 공동의 필요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이 역시 노동자들이 궁극적으로 외부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 할 수있을 만한 경제적, 더 나아가 사회적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이러한 로치데일 협동조합의 형성 과정과 그 특징들을 살펴보았을 때, 협동조합은 단순히 조합원들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가 아니라 연대를 통해 조합원들의 사회적 목소리를 높여 진정한 의미의 자급을 이루려는 것이다. 이는 초기 자본주의의 횡포에 맞서려는 움직임에서부터 비롯되며, 조합원간의 상생과 외부의 힘으로부터 자주성을 지키려는 진정한 의미의 연대이다. 오늘날의 에너지 고갈이나 제3세계의 식량부족과 같이 심각하게 대두되는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국가 간의 협동과 세계적인 연대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협동조합의 원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 2009년 스톡홀름에서 개최되었던 Global History of the Co-operative movement workshop에서 Rita Rhodes 박사가 발표한 원고를 Global Communicator 5기 이지영님이 번역 후 요약한 글입니다. 번역 완역본은 첨부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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