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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파도가 잘 벼린 조약돌... (행복중심생협연합회 강은경 회장)

사회투자지원재단 2017. 9. 8. 14:40


 

희망인을

만나다

-행복중심생협연합회

 강은경 회장

 


 

   

  2017225, 행복중심생협연합회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강은경 회장은 참 다부져보인다.

외양도 그러하지만 무엇보다도 빠르지만 똑 떨어지는 말투가 그렇다. 생각도 군더더기 없어 보인다.

그이는 나의 이런 표현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 ” 라며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 생각을 중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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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정리하기 전에 행복중심생협연합회에 대한 이해를 얻고자 홈페이지를 방문해 여기저기 살피다 회장 인사말에 지금 우리 사회는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절실한 때입니다. 격려의 박수를 쳐주는 친구가 필요한 때입니다라는 글귀에 시선이 꽂혔다.

공감되고 멋진 표현이라는 생각과 함께 지난 5월 코칭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그이에게 느꼈던 따뜻함배려가 떠올랐다.

이해가 되었다. 그이를 충분하게 표현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이는 그냥 조약돌이 아니었다. 바람과 파도에 의해 오랜 시간 잘 벼려져 햇빛을 제대로 반사할 수 있는 반짝반짝 빛나는 조약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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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는 대학에서 지리학을 전공하였단다. 눈에 보이는 지형지물의 지리학이 아닌 지형지물과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환경이라는 관점에서의 지리학이었단다. 이런 이유로 대학시절 과학기술자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큰 애를 낳기 전까지 환경기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단다.

일하는 여성들에게 육아는 쉼표가 되기도 하고 마침표가 되기도 하는데, 환경기사였던 그이에게는 마침표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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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첫 아이를 낳고 시댁이 있는 도봉동에 새로운 둥지를 틀은 그이는 둘째 딸을 낳고 양육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냈단다. 주변의 도움 없이 두 아이를 키우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고, 그 어려움으로 인해 부모 역할에 대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었단다. 육아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부모역할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눠보라면서 선배가 여성민우회를 소개해 주었단다.


1999년 그이는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소박한 마음으로 여성민우회와 첫 인연을 맺고 여성민우회 동북지부 회원이 되었단다. 생활 속 실천을 통해 세상을 바꿔 나가고자 하는 여성민우회의 활동은 쓰레기 문제를 비롯해 환경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었기에 그이가 고민하던 좋은 부모라는 것을 좀 더 다른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단다.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에 생각이 미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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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 여성민우회 생협의 조합원 가입을 시작으로 그이는 환경위원회 활동을 하였단다. 첫째 아이를 낳기 전까지 환경기사로 직장생활을 하였던 그였기에 환경이라는 키워드는 과학기술자운동에 관심을 갖고 사회 진출을 모색하던 대학시절의 방향키였을 뿐만 아니라 생활과 육아에 있어서도 일관되게 관철되는 자신의 가치관이기도 하다.

여성민우회 활동을 시작한 그이는 두 아이의 육아로 휴지기를 가졌던 시간을 스스로에게 보상해주 듯 지부에서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였다.

 

조합원으로, 동북지부 운영위원으로, 동부지부 매장의 지품(물건 받아서 매장에 진열하는 일)아르바이트생으로, 사무국 간사로, 사무국장으로, 지역 생협 분권화이후 지역 생협의 상임이사로, 지역 생협 이사장으로.....

그이는 한 조직에서 맡을 수 있는 직책 모두를 섭렵하며 17년을 동북지역을 기반으로 자신의 활동을 축적해 왔다. 그리고 그런 힘을 바탕으로 2017년에는 연합회 회장이 되었다.

 

                



 그이가 17년간 꾸준히 지역에서 활동을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생협에서 환경을 발견 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여성민우회의 회원이자, 여성민우회생협의 조합원이던 초기에는 그저 중산층 여성운동쯤으로 생각을 하였단다. 그러던 차에 생산지 견학을 통해 친환경 생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생협에 대해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단다.

그래서였을까 ? 그이에게는 매장에 물품을 들이는 일이나, 매장의 살림살이나, 조합원의 활동 참여나 환경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에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게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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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과 환경기사 그리고 육아와 생협환경이라는 키워드로 그이의 삶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생활의 주인, 일터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협동조합 정신으로 부엌에서 세상을 보고자 했으며, 부엌이 바로 세상이라는 깨달음에 이르렀습니다.

작게적게천천히를 통해 지속가능한 대안 사회 만들고자 하였습니다라는 회장 인사말에는 그이의 삶이, 세상을 보는 그이의 시선 오롯이 담겨있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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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는 생협 회원이기 훨씬 전부터 환경단체 회원이었다. 그런 그이에게 환경과 소비조합의 관계를 물으니 환경운동을 생활 속에서 실현하는 생활밀착형 생활문화운동이 생협이라고 생각해요하는 말로 환경단체 회원이자 소비자생협의 회원으로서의 일체감을 말한다.

덧붙이길 환경운동은 구호 보다는 생활 속의 실천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또한 환경문제를 다루는 조직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사업을 매개로 하고 있다는 점이 생협의 큰 매력이다. 그런데 2002년 웰빙 열풍으로 조합원이 급속도록 증가하기는 했지만 소비자화 된 조합원이 많아지고 있어 걱정이네요

, 내 이야긴가 ?’ 불성실하고 나태한 생협 조합원인 내가 참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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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회장으로써의 포부를 물었다.

사업이 잘 되면 여한이 없겠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그이는 뜻밖에도 환경보다는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이 자신의 과제라고 한다.

“30년이 다된 시점에서 친환경농산물 소비 욕구 외에 조합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에 주목하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는 것이 필요한 때인 것 같아요라고 덧붙인다. 행복중심 서울동북생협의 국공립어린이집 위탁이 그러한 고민이 반영된 것이란다.


그이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생협이 자기 완결적 방식으로 돌봄 문제를 해소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성의 측면이나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라는 실천을 자칫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에 두루두루 살펴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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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 스스로가 자신의 장점을 자기성찰과 문제의식에 대한 집중과 확장이라고 말 했던 것이 생각난다.

자기와 관계를 맺는 사물과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반추하고 그릇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고민을 집중하고 결국은 해내고 마는 그런 그이의 노력과 모습을 보았던 터라, 그이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 글 : 문보경 (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