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망이야기

지역사회와 사회적경제_김재겸

사회투자지원재단 2012. 8. 21. 16:24

"지역사회와 사회적경제"

김 재겸 (한살림 서울)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연일 계속 되는 폭염 속에 “최대 전력 소비”를 갱신했다는 소식과 이상 기후에 의한 옥수수 수확량 감소 예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한살림이 꾸준히 별쳐 왔던 도, 농 직거래를 매개로한 농업과 밥상을 살리고자한 노력이 더 필요한 세상이 되었음을 방증해 주는 것이다.

 

한살림 생협은 소비를 조직하는 곳이다. 모아진 구매력을 통하여 생산자와 손을 잡고 생산방식을 변화 시키며 생산을 조직한다. 또한, 조합원 들의 ‘공동구입’ 방식을 통하여 자신 들의 조직을 만들어 왔다. ‘공동구입’은 3~5세대의 공동체 공급을 중심으로 출발하여 개별공급과 매장 시스템을 도입하고 ‘마을모임’과 같은 조합원 들의 모임을 만들고 지부체계와 같은 조합원 간의 소통의 방식을 변화시켜 왔다.

조합원 들은 활동과정에서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 내고 사람 들이 생협의 활동에 함께하면서 성장한다. 처음 안전한 먹을거리를 구매하기 위해 가입한 조합원 들은 물품을 통하여 생산자와 물품에 담긴 정보를 이해하고, 이웃과의 만남을 통하여 마을모임이나 소모임에 참여하기도 하고 지구와 지부의 운영위원으로도 참여하기도 한다. 활동의 영역은 공동구매 활동과 연관된 조직에서 출발했지만, 육아, 품앗이, 요리, 생태, 텃밭 등의 다양한 관심의 영역으로 확장하였다. 활동 반경 도 내부 조합원의 활동에서 출발했지만, 학교급식, 식교육 등의 생협이 벌려온 ‘먹을거리’ 운동의 영역에서 적극적 연대활동을 펼치는 등 조합원의 성장에 따라 지역사회와 다양한 형태로 만남을 확장해 왔다.

한살림이라는 협동조직은 조합원- 생산자와의 관계, 조합원- 조합원 간의 관계를 확장시키면서 조직을 확장시켜 왔고 직거래, 공동구입을 통하여 거래 관계를 일상화 시켜왔다. 조합원 들 생활의 관점에서 보면 생활의 다양한 모습 중에서 “먹을거리”의 영역의 조직화가 먼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살림 서울이 펼치려고 하는 ‘지역살림운동’은 먹을거리 영역에서 출발하지만 ‘먹을거리’ 운동을 넘어서 생활의 다양한 모습을 조합원 들이 조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역살림운동’은 워커즈 컬렉티브와 같은 노동의 조직화나 돌봄 영역을 통하여 지역을 만나는 것과 같이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동이 전개 될 수 있다. 2012년 부터는 사회투자지원 재단과 함께 ‘지역살림 함께 만들기’를 두 개의 지역에서 전개하고 있다. 조합원 들이 스스로의 희망을 조직하고 지역의 필요를 확인하여 스스로의 계획에 의한 활동 혹은 사업화를 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지역살림운동’이 조합원 간의 관계에서 힘을 얻고 자신의 희망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성장의 기회가 되고, 지역의 필요와 만나 발랄한 형태의 결실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협동조합 기본법 국회 통과 이후 협동조합의 관심이 붐을 이루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의 토양은 여전히 척박하다는 현실을 바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차분히 조합원 들의 현장에서 생활의 필요를 조직하고 현실 지역사회 속에서 지속가능한 모델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지금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