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비행 청소년에게 요리와 음악을 가르쳤더니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8. 31. 13:41

비행 청소년에게 요리와 음악을 가르쳤더니

 

오토바이 폭주족에게 레이서 교육을 시킨다면 어떻게 될까요? 10대 폭주족에 골머리를 썩이던 우리 경찰이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폭주 전력자 40명을 대상으로 계도 교육을 실시하고 성적 우수자는 레이싱 대회 참가 자격을 준다는 것이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 교육생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합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방황 끝에 꿈을 잃고 헤매기 쉽습니다. 폭력, 약물, 과속 질주 같은 범죄에 이르기도 하지요. 어쩌면 이들에게는 처벌보다 꿈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요리와 음악을 통해 불우 청소년들의 꿈을 되살리고 일자리도 마련해 주는 영국과 캐나다의 사례가 있습니다.

 

 

[[ 일류 요리사 제이미(가운데 양복 입은 사람)의 지도 아래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청소년들. ]]

 

 

피프틴 레스토랑: 요리사 훈련시켜 레스토랑 취업까지

 

영국에는 피프틴(Fifteen) 레스토랑이 문제 청소년들을 요리사로 키워내고 있습니다. 요리법을 전수하는 인물은 TV 프로그램 ‘제이미의 키친’으로 유명한 제이미 올리버입니다. 2002년부터 자선단체와 방송국, 일류 요리사가 힘을 합쳐 알콜중독, 마약, 가정문제로 상처받은 청소년들의 재활과 취업을 돕고 있습니다.

 

요리사를 희망하는 문제 청소년들은 스스로 이력서를 제출하거나 교정시설·봉사단체의 추천을 거쳐 선발됩니다. 1년 간의 훈련기간을 거치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15명이 레스토랑을 열게 됩니다. 감정문제 해결 전문가가 결합해 참여자의 심리 상담과 재활에 나섭니다.

 

피프틴 레스토랑은 영국을 비롯해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문을 열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요리 노하우의 공유에도 적극적이며, 학교급식 개혁을 통한 아동영양상태 개선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비행 청소년들이 쥔 칼은 범죄가 아니라 인류의 건강과 자신의 꿈을 위해 쓰일 것입니다.

 

 

[[ 12세에 소년원을 들락날락했던 데이빗 호바스 군(오른쪽). 블루스카이에서 DJ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트랙에서 다른 트랙으로 곡을 연결시킬 때의 기분은 최고”라며 “마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 같다”고 해요. ]]

 

 

블루스카이: 소년원 출신에게 DJ 교육

 

캐나다의 토론토에 있는 파프(Pape) 지역에서는 우리나라의 소년원 격인 아동수용소를 나온 아이들에게 직업 훈련과 고용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힙합과 펑키 뮤직 등에 관심 많은 소년범을 위해 디스크자키(DJ) 교육과정을 개설할 뿐 아니라 ‘블루스카이 DJ 서비스’(이하 블루스카이)라는 회사까지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요.

 

블루스카이는 ‘파프지역 청소년 자원센터’(PARC)가 불우청소년의 재교육 및 고용을 위해 만든 사회적기업(이윤과 사회공헌을 함께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이 사업은 토론토 아동보호센터, 천주교 아동보호시설, 유대교 아동보호시설에 있는 15~24세의 청소년들에게 고용·교육·숙박시설·생계유지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회전판, 조명 등 전문기기와 강사를 갖춘 블루스카이는 교육생들이 관중의 열정을 끌어올리고, 음악을 선곡하고, 유연하게 박자를 섞고 맞추도록 훈련을 실시합니다. 보호시설의 감시에 멍들고 사회적 편견에 좌절한 불우 청소년들은 “DJ는 도전이자 경외의 대상”이라며 자신의 꿈을 키웁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의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벌써 학교폭력 집중단속에 나섰다고 합니다. 단속도 중요하겠지만 한때 잘못된 길로 빠져든 청소년들에게 새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청소년 대책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끝>

 

2009년 8월31일(월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