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스스로 노후 책임지세요?
우리나라는 2008년 현재 인구의 10.3%가 65세 이상인 고령화 사회입니다. 그 때문인지 웰빙타운이다 실버타운이다 해서 노인 관련 복지시설이 늘어나고 있는데 실상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정부나 사회의 지원도 부족해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스스로 여생을 책임지셔야 하지요.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복지와 건강을 책임지고 노후를 알차게 보내실 수 있는 삶터가 필요할 것입니다. 비용 역시 저렴해야겠지요. 독일의 고령거주자협회라는 기관이 노인용 주택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 고령거주자협회 홈페이지의 이미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왕성한 활동을 한눈에 봐도 알아볼 수 있겠습니다.^^ ]]
함께 사는 고령 회원들에게 교양과 오락과 사교의 장 보장
1991년 베를린에서 만들어진 고령거주자협회는 5층 건물의 고령자 아파트를 운영합니다. 1층은 사무실, 회의장, 각종 서비스 프로그램 이용 장소이며, 2~5층은 노인들이 거주하는 공간입니다.
직원은 12명인데 고정 직은 2명이고, 나머지는 다른 일을 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80~90명의 자원봉사자가 결합합니다. 총 책임자는 명예 공무원이기도 한 전직 간호사랍니다. 서비스 수혜자인 노인의 특성상 의료 경험을 가진 사람이 책임을 맡고 있지요.
가장 큰 특징은 사교, 스포츠 등 모든 프로그램이 노인들 간에 다양한 만남의 장을 만들도록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직원을 채용할 경우에도 이런 사회적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현재 정규직원 중 한 명도 스포츠를 전공한 자원봉사자 출신이라는군요.
프로그램의 내용은 여러 가지입니다. 고궁이나 미술관 견학, 도자기 공예, 쟁반 돌리기, 댄스, 쿠키 만들기, 합창단 공연 등이 그렇습니다. 교양 또는 성취감을 충족시키거나 스포츠와 레크리에이션의 기능을 합친 행사가 많습니다. 관련 유인물도 발행한다는군요. 노인들이 여러 행사를 혼동하지 않게 하려는 배려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치매 방지를 위해 기억력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종이쪽지에 단어를 기록하고 기억해내는 훈련을 한답니다. 병원을 이용하거나 정부 보조를 받기 어려워하는 노인들에게는 별도 상담까지 제공합니다.
[[ 부산의 한 지역에서 봉사단체가 어르신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지방정부·지방노동청·기부자·회원이 십시일반
지방정부, 지방노동청, 기부자, 회원이 비용을 부담합니다. 인건비 지원은 지방노동청이 담당하고, 사업 운영은 나머지 세 부문이 맡고 있습니다. 정규 직원이 두 명뿐이기 때문에 인건비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업비 역시 정부 보조가 있지만 자체적으로도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월 회비는 2유로에 불과하지만, 노인 회원들도 협회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이용비를 별도로 냅니다. 금액은 20~200유로까지 다양하다고 합니다. 형편에 따라 이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고령거주자협회에 참여하는 회원은 총 400여 명으로 이중 협회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은 40여 명입니다. 그 외는 인근 지역에 거주하며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구조입니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도 노인 관련 재정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재원 조달 창구를 다양화하면서 양질의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십시일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열 명이 한 숟가락씩 덜어내면 부족한 중에도 밥 한 공기가 만들어진다지요. 어르신들 스스로 여생을 해결해야 하는 우리와 달리, 당국과 복지단체와 자원봉사자와 기부자가 이해당사자인 노인과 함께 비용을 분담하며 안락한 노후를 보장하는 독일의 사례에서 그 말이 떠오릅니다. <끝>
2009년 9월3일(목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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