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망이야기

<옥천신문 칼럼> 사회적경제? 옥천에서 사는 즐거움이 커지는 것

사회투자지원재단 2014. 2. 12. 13:09

 

 

 

  “고향에 내려와서 살려고 했는데, 없는 게 너무 많아요. 아이들을 키우기도 힘들고, 할 만한 일도 마땅치 않고... 조금만 여건이 좋아지면 정붙이고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동네에 뭐가 있어야 떠나는 아이들을 잡을 수가 있죠. 한번 떠난 젊은이들이 옥천으로 다시 돌아올 까요?”

2년 전 옥천지역의 지역사회조사를 위해서 읍, 면마다 다니면서 간담회를 가질 때 마을 주민들이 해주신 얘기 들이다. 옥천을 떠나는 사람을 잡을 수도 없고, 고향이 그리워 다시 돌아온 사람도 우리 동네에 계속 살수 있도록 보듬어 주기 어려운 상황. 어르신들의 깊은 주름과 한숨에서 옥천지역의 아픔이 느껴졌다.

 

 

 

왜 이렇게 우리 지역 옥천에서 사는 것이 이리도 팍팍하고 고단한 것일까?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대안으로 혹자는 산업단지를 들여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골프장, 그리고 관광단지를 조성해서 외지인들이 옥천에 와서 돈을 쓰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옥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농.어촌 지역이 대부분 비슷비슷한 지역개발 사업, 혹은 농촌발전 권역사업과 농촌체험 마을을 만드는데 수십 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공을 들이고 있다. 외지인들이 행복하게 쉬고 돈을 쓰고 가도록 해서 지역경제를 살려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옥천군, 옥천신문사와 협약을 맺고 「사회적경제 함께만들기」사업을 위해 옥천에서 4년 넘게 교육과 연구를 통해 만났던 수 많은 옥천군민들은 이런 대규모 단지조성과 관광단지 조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의견을 주셨다. 권역별 사업이 수년간 몇 십억 투자되어도 ‘우리네 삶은 안녕하지 않더라’는 의견들이다. 투자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누가 지역 개발의 주체가 되어 어느 부분에 투자하였느냐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오히려 옥천 군민들이 바라는 지역사회의 문제는 삶과 아주 밀접한 그곳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노인분들이 많은데, 한겨울에 그 추운 집에서 80대 노인들이 혼자서 사세요. 겨울철에라도 노인들을 위한 공동주택과 공동 밥집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군서면 주민의 의견이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시장에서 사먹기가 더 힘들어요.” 친환경 농산물 생산자의 목소리다.

“우리 면에는 5세 이하 아이들이 40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 원장들은 우리지역에서는 돈을 벌수 없다고 어린이집을 설립하지 않습니다.” 안내면에 사시는 한 주민의 말씀이다. 그래서 안내면 주민들은 복지관 1층을 개보수해서 어린이집을 설립했다. 보육시설이 전무했던 안내면에 ‘보육협동조합’이 만들어지는 데는 지역의 많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복지관의 1층을 어린이집으로 개보수하도록 허락해 주고 공사비를 확보해준 주민자치위원회, 후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은 교육운영위원, 그리고 늦은밤까지 모여서 어린이집 설립에 대한 공부와 논의를 통해 기틀을 만든 실행위원들.

 

사회적경제는 바로 이런 것이다. 이윤만을 위한 돈 벌이 경제가 아니라 주민의 삶이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와 재화를 주민과 현장의 시각에서 고민하고 설계하고 협력하여 추진하는 것.

 

그래서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적정한 지원과 주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경제도 기존의 수 많은 지역개발사업처럼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마을공동체 활성화사업 등과 같은 사회적경제 운동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사회는 조금씩 작은 변화를 겪고 있다.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옥천 안팎에서 일고 있는 대안경제로의 사회적경제 정보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옥천 지역 여러분들이 이글을 통해서 ’우리 마을에서도 한번해볼까?“라는 상상과 기획을 해보시길 기대하며 말이다.

 

옥천신문 2014.2월7일자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