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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인을 만나다' 꿈꾸는 그이는 예쁘다 -'사랑의손맛' 대표 백미선

사회투자지원재단 2016. 4. 2. 13:14




고된 현실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희망인"을 만나러 갑니다.

이 코너는 사회투자지원재단의 후원회원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그 첫번째로 재단의 첫번째 후원회원이자, 사회적경제의 든든한 동반자 사랑의손맛 백미선 대표를 소개합니다.



<<사랑의 손맛 백미선 대표>>



사회적기업 사랑의 손맛의 대표이자, '노원 사회적경제협의회'(이하 협의회) 이사장인 활동가 백미선은 근 20여년을 노원에서 지역 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 사회적경제를 위한 다양한 실천을 해오고 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의 시간을 한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그 비결과 그 시간 동안 겪었을 많은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궁금했다.

 

  86년도 대학을 입학하고 90년 대학을 졸업한 그이는 뜻밖에도 학생운동 이후에 대한 진로계획을 잡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3년간을 술독에 빠져 지냈다고 한다.

그 시절 우리는 국가권력을 논하며 원대한 꿈을 꾸면서 모래성 몇 채를 지었다 부쉈다 했지만, 정작 우리가 꿈꾸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한 개인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사회에 진출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하지 못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때 우리 나이가 고작 스물 서너 살에 불과했다. 다들 그랬듯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자기 자신에게 느꼈을 아쉬움과 치열하게 지냈던 학교생활과의 단절에서 오는 막막함을 그이 역시 겪었나 보다.

방황의 시기에 마침표 역할을 했던 것은 마당극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극작가 지망생으로 진로 모색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DNA에 내재한 문학적 감수성에 기댄 선택이었으나 지망생으로 지낸 시기는 짧았고, 결과적으로 극작가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지금 그이에게 극작가는 로망으로 존재하는 가보지 못한 길이란다.

 

  극작가 지망생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던 차에 노원에서 먼저 활동을 하고 있던 친한 친구의 요청으로 1996년 노원과 첫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1997년 노원에서 처음 역할은 임대아파트의 주민조직화 사업이었다고 한다. 글로 접하던 주민으로써의 대중을 처음 겪었던 그 활동을 통해 간부 주민이 아닌 평주민 조직화의 중요성을 배웠으며, 중요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함께 배웠다고 한다. 그런 탓인지 그이가 당시의 자기 활동에 대해 부여한 점수는 그리 높지 않다. 아니 오히려 잘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처음 맡은 사업에서 자신감을 얻기 보다는 좌절감을 맛 본 그이에게 두 번째 주어진 일은 간병사업이었단다. 그 활동은 현재의 그이가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지을 정도로 그이의 삶에 있어서 전환점으로 작용을 했다고 한다. 그 사업의 경험 덕분에 지원조직에서의 활동보다는 현장 조직의 당사자로 살아가는 선택이 가능했으며, 지원조직과 당사자 조직의 역할 정립에 대한 자신의 또렷한 소신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장 조직이 당사자로 성장하기 보다는 지원조직의 들러리로 위치 지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둘의 관계를 바로잡고자 하는 욕구가 분명해졌다고 한다. 그이가 생각하는 지원조직의 역할은 지역의 사회적경제를 촉진하고, 그 결과가 당사자의 주도성이 강화되는 토대를 만드는 것에 기여하는 것이라 정하고 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백미선 대표와 문보경 상임이사>>


간병사업 이후에 그이는 자활사업단에서 2003년 인정자활공동체로 전환한 사랑의 손맛의 경영 인력으로 2005년 사업에 합류를 하게 되었다. ‘사랑의 손맛은 그이가 현재 노원에서의 사회적경제공동체 구상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데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였다.

일하는 사람들의 경제적 안정을 위한 외식사업체 사랑의 손맛은 그이에게 먹거리 빈곤 해결이라는 사회적 미션을 수립하는 문제의식을 제공하였으며 개별기업이 지니고 있는 어려움과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고민하게 하였다. 2007년 사업체 지원단이자 맹아적 네트워크 조직인 공존이 그것이다. ‘공존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노원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따로 또 같이, ‘공존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싶었단다. 그러나 공존활동은 결과적으로는 실패하였다.

 

  2009공존의 활동을 접으면서 3년간 내리 도시락만 쌌다고 한다. 도시락을 싸면서 공존의 실패 요인에 대해 곱씹었을 터이다. 그이가 내린 결론은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사업체가 부족했다는 것이었단다. 이런 교훈이 반영이 된 듯 '협의회의 그간의 활동을 보면 공동의 교육을 비롯해 지역조사, 의제 발굴 등을 통해 함께 꿈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 오고 있다.

협의회의 현재 단계는 지역의 개별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경제공동체로써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마련한 상황이라고 한다. 앞으로 협의회는 개별 현장 조직 스스로 꿈을 꾸고 그 그림을 완성해 갈 수 있는 개별 조직의 자기주도성을 강화하는 것을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그이는 말한다. 이를 위해 협의회의 사무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말한다. 일상적으로 회원사들의 다양한 생각이 교류되고 의기투합 등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을 사무국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 그이의 생각이다. 그리고 사무국의 활동을 안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자원 조달을 자신의 과제로 삼고 있다.

 

  ‘협의회활동을 떠나 개인 백미선의 향후 10년에 대해 묻자, 그이는 서슴없이 상계동 뉴타운 개발 문제라는 현안에 주목하면서 지역재생과 관련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한다. 노원지역에서 처음 접했던 임대아파트 주민조직화 사업의 교훈을 거름 삼아 주민들의 필요를 조직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권리의식을 높이고, 스스로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조직화 활동을 꿈꾸고 있단다.

아마도 주민조직화활동은 그이에게는 노원에서의 시작과 끝에 해당 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 헤아려진다.

현재에 이르는 동안 그이가 활동을 지속해 올 수 있던 것은 물러설 때를 알고 그 시간을 견디는 지혜를 습득한 것이 한 몫 한 듯싶다.

아마도 그 힘과 지혜는 좌절하기 보다는 또 다른 꿈을 꾸는 그이의 낙천적 성격과 자신의 경험을 결과에 상관없이 그 자체로 소중하게 여기는 인정과 수용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겨진다.









▲ 글 : 문보경 (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