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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를 다시 읽다] 누구나 궁금하지만 잘 알지는 못하는 지역자원조사 (1)

사회투자지원재단 2016. 6. 16. 17:03




사회투자지원재단이 발행한 기존의 연구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발췌, 재정리하여 시리즈로 싣습니다. 

첫주제는 "지역자원조사 연구" 보고서  입니다.



  사회적경제 조직에서는 사업과 가치가 분리될 수 없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만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원하는 것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가치와 지역사회의 필요를 연결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럴 때 많이 얘기되는 것이 지역자원조사이다. 일반기업이 시장조사를 한다면,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지역자원조사를 한다.


 


  그동안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서울시 성북구, 노원구, 강북구, 양천구, 영등포구, 경기도 성남시, 부천시, 충청남도 옥천군 등 여러 지역에서 자원조사를 해왔다. 사회투자지원재단이 지역사회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지방/중앙정부를 통해 관련 예산이나 정책 등을 확보하고, 둘째는 설문조사나 표적집단인터뷰(FGI), 의제워크숍을 통해 주민들의 실제 욕구와 필요를 파악한다. 셋째는 action-learning을 통해 참여자들이 지역의제를 발굴하고 추진전략을 수립한다.



  가장 기본적인 자료는 이미 공개되어 있다. 구청이나 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관련된 통계자료들을 얻을 수 있다.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지만 엉덩이가 무거운 충분히 할 수 있다.^^ 지방정부의 통계(매년)와 예산서(매년), 업무계획(매년), 지역사회복지계획(4년에 한번), 지역보건의료계획(4년에 한번), 사회조사보고서(2년에 한번), 도시기본계획(5년에 한번), 사회적 경제 관련 조례 등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자치단체 홈페이지만이 아니라 내고장알리미(ttps://www.laiis.go.kr/jsp/cmm/main/MainIndex_02.jsp) 자치법규정보시스템(http://www.elis.go.kr/)을 통해 지역의 자료나 조례들을 검색할 수도 있다.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복잡한 숫자들도 봐야 하지만 이런 기본자료들을 통해 지역사회의 기본현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취약계층(장애인/ 노인인구/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이주민 등)은 얼마나 되는지, 사람들은 어떤 집에서 사는지, 사회복지나 의료서비스는 어떻게, 얼마나 제공되는지, 지방정부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정책들을 쓰려고 하는지, 지역 내에는 어떤 사업체들이 있는지, 다른 사회적경제조직들은 무엇이 있는지,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무엇이 있는지 등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제공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 관한 정보들이 이런 기본조사를 통해 축적된다.





  기본조사는 지역사회를 단편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하고 지역사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하는 시각을 갖게 한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준비를 돕는다. 이런 자료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하려는 일들이 지역사회에서 어느 정도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수요자나 공급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래야

 

  기본자료를 바탕으로 우리가 하려는 사업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자료로 알 수 있는 내용과 만나서 알 수 있는 내용은 다르다. 자료가 양적인 부분을 드러낸다면, 만남은 질적인 부분을 드러낸다. 더 중요하게는 조사는 곧 사람을 남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질문을 받은 사람은 질문을 한 사람을 기억하기 마련이다. 지역 내에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긴다. 노인, 기혼여성, 청소년, 장기실직자, 장애인 관련 기관 종사자 (예비) 사회적 기업, 자활공동체, NGO, 일반기업 및 영리업체, 사회적 기업 아카데미 수료자 및 인큐베이팅 업체 등 지역사회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많다.



설문조사는 폭넓게 알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면접조사는 좁아지지만 깊이 알 수 있으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설문조사가 앞서 살펴본 지역사회의 특성을 반영할 표본들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면접조사는 누구와 만날 것인가를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 그래야 조사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응답자의 개인이나 가족, 거주기간, 주거형태, 수입, 생활비, 식비 등을 알 수 있다. 설문조사나 면접조사를 통해 응답자가 지금 당장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 앞으로 필요해질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욕구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혼여성이라면 육아나 보육같은 돌봄서비스, 방과후학교같은 교육복지프로그램, 가족상담이나 부채 관련 상담, 주거환경과 관련된 상담, 노인돌봄이나 생활돌봄과 관련된 욕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노인이나 청소년, 장애인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만나는 사람이 잠재적인 고객인 셈이다.



지역주민의 욕구나 필요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우리가 하려는 일의 가능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작업은 우리가 그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사회적 경제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서로 얼마나 호흡을 맞춰봤으며 필요한 정보나 지식들을 충분히 습득하고 있을까? 만약 지금 당장의 역량으로 부족하다면 이를 보완해줄 지역사회의 경험이나 정책, 다른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던져야 한다. 지역자원조사는 지역을 보는 과정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우리가 걸어가야 할 방향이 나온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은 현장에 가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현장에서 우리가 가려는 방향을 끊임없이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다.

 

  방향이 보이면 이제 구체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 이 전략을 짜는 과정에는 민과 관의 다양한 주체들이 힘을 모으면 좋다. 지역사회가 풀어야 할 주요 의제를 정하고 그 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과 관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action-learning은 참여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팀 전체가 공동의 과제를 정해진 일정 내에 해결하는 것과 더불어 지식을 습득하고 질문하고 성찰하면서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이 과정을 진행하려면 일단 지역에서 꼭 해결해야 하는, 실현가능하면서도 실질적인 문제를 정해야 하기에 앞서 진행한 과정이 꼭 필요하다.

 

  다음 글에서는 사회투자지원재단이 진행했던 지역자원조사를 실례로 이 과정을 설명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