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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청년공감 한-일 컨퍼런스 행사 후기] 청년들에겐 실패와 연대의 기회가 필요하다

사회투자지원재단 2016. 8. 5. 16:29




  장마철이 한창이던 75, 충남 천안에서 청년공감 한-일 컨퍼런스라는 이름으로 2016 청년문제 해결모색을 위한 한일 심포지엄의 충남버전 행사를 치렀다.


처음 사회투자지원재단에서 연락이 왔을 때 일본의 사례를 충남지역에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덜컥 제안을 수용했지만 막상 지역에서 행사를 준비하려다 보니 일본의 사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충남에서도 그와 비슷한 사례를 발굴하고 조직하는게 필요한데 어떻게 이번 행사와 연결점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실무적인 고민이 뒤따랐다. 충남지역은 수도권과 비교하면 여러 면에서 열악하지만 특히 청년활동의 경우 당사자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있는 청년지원정책도 대부분 청년취업과 창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해가야 하는 청년들의 생애주기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성이 최근 들어 확산되고 있다.


다행히 충청남도에서 의미 있는 청년활동 사례를 소개하는 행사가 될 것 같다며 흔쾌히 공동주최를 수락했고 천안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의 커뮤니티 모임 호두와트 마법학교친구들이 함께 행사를 준비하기로 하여 실무적으로는 큰 고민을 덜은 셈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행사였지만 주되게 고민하고 참여를 조직한 초대대상은 충청남도에서 올해 처음 시작하는 청년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23개의 청년커뮤니티 모임의 멤버들이었다. 충남 전역에서 청년의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공동체적인 방식으로 풀어가고자 하는 작지만 소중한 청년공동체들에게 일본에서의 대안적 사례와 같은 충남지역에서 먼저 고민하고 활동해온 또래 청년들의 활동을 소개하는 일은 무척이나 필요한 시점이었다.



통역을 거쳐야 하는 국제행사의 특성상 행사시간이 길었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진지하게 경청하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이 료지 지구녹화센터 이사의 기조발제는 청년의 문제를 일본 지방정부, NPO 등이 어떻게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특히 단기적 성과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에게는 경험 기회를 제공을 통해 사회적 성장을 도모하고 농촌지역에는 새로운 자원 유입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사람중심의 사고와 사업집행과정은 인상적이고 신선했다.


이토 히로시씨와 마치우라 신야씨의 발표에서는 간간히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는데 본인이 경험한 활동을 재미있는 현장사진과 함께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자신이 경험해 보고자 하는 일을 용기 있게 실행하면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활동과 사람이 연결되더라는 그들의 얘기는 충남의 청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으리라 기대한다.


충남지역 사례로는 부여 청년보부상과 천안 호두와트마법학교가 소개되었는데, 청년보부상의 경우 지역 소도시의 침체된 전통시장에 청년들이 유입되면서 만들어낸 지역경제 활성화 사례로 지역과 농촌이 청년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호두와트 마법학교는 각기 다른 일을 하면서 처럼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고민하고 활동하면서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 주고 있는 청년커뮤니티 사례로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사자의 연대와 지역과의 소통임을 보여주는 사례발표였다.



-일 컨퍼런스 행사가 끝나고 2부 행사로 청년공동체 네트워크파티가 열렸다. 청년공동체들이 제각각 부스를 열어 자신의 활동을 소개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로 다양한 공연과 전시, 판매와 활동소개가 왁자지껄 이어졌다.


2부 행사는 청년들 스스로가 기획하고 운영하여 더욱 의미가 깊었다. 비록 행사가 끝난 뒤 너무 지친 나머지 길바닥에 누워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는 것으로 조촐한 마무리가 되었지만 그 또한 행복한 경험이었다.



이번 행사를 치르면서 한국 청년들의 삶이 팍팍하고 여유가 없는 것은 다른 꿈을 꾸는 것이 용인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 혼자 할 수 없다면 여럿이 모여 연대하며 자신들의 문제를 사회의제화 하는 커뮤니티가 청년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중심 지원의 제도화를, 청년 당사자는 자신의 문제를 세대 공통의 문제로 확산하는 의식수준의 제고와 대안적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 글 : 충남시민재단 강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