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어려운 사람 고용하는 ‘착한기업’, 유럽에 못지않아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4. 27. 13:17

 

‘모든 이에게 이로움을 준다’는 뜻의 올리(All利)라는 회사는 친환경 유기농 햄버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햄버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패티의 주원료는 육류가 아니라, 두부를 만들며 발생한 콩비지이지요. 튀길 때의 기름은 현미유이고, 빵을 만드는 재료 역시 우리 밀입니다.

 

이 때문에 유치원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햄버거로 소문 나 있지만, 이 회사가 특이한 것은 식재료뿐이 아닙니다. 한편으로 올리는 지역의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도록 돕습니다. “빵을 만들기 위해 고용한다”가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만든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이윤과 함께 취약계층에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회사를 사회적기업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착한 기업’이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 사회적기업 올리(All利)가 만든 친환경 유기농 햄버거. 이 햄버거들은 이윤이 아니라 고용을 위해 장애인 여성 종업원들이 만든 것이다. ]]

 

우리나라에도 ‘착한 기업’ 200여개 존재

 

사회적기업에서는 취직이 어려운 고령자, 저학력 미숙련 장기실업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제공은 물론 각종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회사가 200개 이상 존재합니다. 일종의 노동통합 사회적기업인 셈입니다.

 

희망인프라 블로그를 운영 중인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얼마 전 ‘한국의 노동통합 사회적기업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유럽과 한국에서 이들 기업의 현황을 비교·분석하고 우리나라에서의 발전방향을 모색한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회사의 종업원들은 노동시장 진입 장애요인을 묻는 질문에 낮은 수준의 직업능력(27.4%), 고령(24.7%), 장기 실업(11.7%), 신체적 장애(6.7%), 기타(10.6%) 등의 순으로 응답했습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지원이 없이는 자립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뜻입니다.

 

노동통합 사회적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종업원의 직업능력 향상 등을 위한 개인별 사례관리(39.0%), 직업훈련(32.7%), 자격증 취득(25.9%), 기타 (10.7%) 등이 있었습니다. 부족하나마 회사 차원의 교육과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종업원의 고용형태를 보면, 정규직이 47.3%로 가장 높고, 비정규직(29.7%). 고용프로그램 참여(17.8%). 직업훈련프로그램 참여(3.0%) 등의 분포를 보였습니다. 정규직 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한정된 자원과 불가피한 사정(고령자의 경우 일주일에 1~2회 근무만 하는 경우가 많답니다)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한국(위)과 유럽(아래)에서 사회적기업의 종업원 직무능력은 취업 후에 현격히 향상되며 양자 간에 큰 차이가 없다. ]]

 

종업원 능력 향상, 유럽 사회적기업과 비슷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의 노동통합에 상당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종업원의 직무능력 역시 취업 후에 현격히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성과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제도화한 유럽의 사례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단순 인건비 및 운영비 지원 등 물량이나 실적 중심에 머물러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유럽은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기업과 공공계약 체결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사회적기업의 효과가 긍정적인 만큼 우리나라 역시 배울 점이 크다고 봅니다. <끝>

2009년 4월27일(월)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저소득층 관련 사업·정책 개발과 사회양극화 완화를 목표로 하는 비영리재단이며, 지난해 올리 등 사회적기업의 네트워크 지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연락처는 02-322-7020, 인터넷 홈페이지는 http://www.ksif.kr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