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상인들은 자영업자 대책 몰라요!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5. 6. 11:36

 

요즘 자영업자들은 “살맛이 안 난다”고 합니다. 경기 침체로 손님이 줄면서 대부분의 점포들이 불황에 시달리고 있지요.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2만여명이나 줄었습니다. 감소폭은 지난 2003년 7월의 21만7000천명 이후 가장 크다고 합니다.

 

그 때문인지 정부의 자영업자 대책도 부쩍 늘어났습니다. 창업자금 지원은 물론이고 운영자금이나 전업·폐업자금까지 지원할 정도입니다. 장사가 안 되는 점포에 경영 컨설팅 제공도 하고요. 최근에는 사업자등록을 갖추지 않은 노점상, 기존에는 대출이 안 되던 저신용등급 상인에게도 소액대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출이 되는지의 여부도 중요하겠지만(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답니다), 상당수의 상인들이 자영업자 대책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입니다.

 

 

[[ 희망인프라 블로그를 운영 중인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자영업자 대책 안내 팸플릿. 작은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

 

홍대입구 상인들, 정책 모르지만 관심 보여

 

희망인프라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지난주에 각종 자영업자 대책이 담긴 팸플릿을 들고 서울 홍익대 근처로 나갔습니다. 어려운 상황의 자영업자들에게 조그만 정보라도 알려드리기 위해서였지요. 홍대입구는 꽤 알려진 번화가이지만 오후 늦게라 그런지 가게에는 손님이 별로 없더군요.

 

“안녕하세요? 요즘 경기가 불황이라 자영업자 지원대책이 쏟아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장사하시는 분들은 너무 바빠서 어떤 정책이 나오는지 잘 모르고 계시더라고요. 저희는 비영리 민간재단인데 지금까지 나온 자영업자 대책을 자료로 정리했어요. 한 번 읽어 보시라고요.”

 

개시손님이 들어왔다고 반기던 가게 주인은 실망하는 표정으로 “저기 놓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희망인프라 담당자로서는 물건 하나라도 사드리고 싶었지만, 넉넉지 못한 주머니 사정 때문에 인사만 드리고 나올 수밖에 없었지요. 밖에서 보니 그 분은 자료를 읽고 계시더군요.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작은 세탁소에도 들어갔습니다. 희망인프라 담당자의 설명을 듣다가 “아~ 요즘 이런 안내가 많던데, 그러면서 돈 빌리라고 해요”라며 의미심장한 시선을 던집니다. 혹시 우리를 사채업자로 보시나 해서 “저희는 민간재단이고요, 정부 대책이 팸플릿에 담겨 있으니까 해당기관에 직접 문의하시면 됩니다”라고 설명까지 했지요^^;.

 

한 옷가게에 들렀습니다. 취지를 말씀드리니 역시 관련 정보를 잘 모른다는 반응이 나왔지요. 자료를 읽어보시라 하고 나오는데 땅이 꺼지는 한숨소리와 함께 “자영업 대책 필요하지이~”라는 음성이 무겁게 들립니다.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 답답한 마음이 들더군요.

 

 

[[ 홍대입구의 한 점포에서 팸플릿을 드렸습니다. 불법 대출알선 브로커나 사채업자로 오인 받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

 

저소득층 고용하고 싶은 식당아주머니

 

홍대입구역 근처의 한 식당에 들어갔을 때 주인아주머니 혼자 걸레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희망인프라 담당자가 팸플릿을 드리고 나오려는데 아주머니가 “무슨 대책이 있는지 말이나 해주세요”라며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장사에 신경 쓰느라 일일이 자료를 읽을 겨를이 없으니 말로 설명해달라”며 이렇게 하소연했습니다.

 

“큰마음 먹고 시작한 장사인데 내 선택이 옳은지 알 수가 없어요. 시설이 잘 됐는지, 음식이 어떤지 확인하기 어려워요. 상권도 나 혼자 분석해야 하고, 사람을 쓰고 싶어도 어떤 이를 채용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아주머니는 꽤 절박한 음성으로 말씀하시더군요. 권리금과 시설비를 들이고 시작한 만큼, 제대로 되지 않으면 끝장이라는 느낌이 들었을 것입니다. 급한 대로 점포 컨설팅 등 간단한 지원책과 소상공인지원센터의 연락처를 안내했습니다.

 

관련자료를 보내드리기 위해 사무실로 돌아오다가 아주머니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인력을 쓰고 싶은데 가능하면 저소득층이나 어려운 분들과 함께 일하고 싶으니 소개시켜 달라”고 하시더군요. 본인도 힘이 들 텐데, 자신보다 힘든 사람에게 관심을 보내는 마음씨가 애틋했습니다.

 

불황이 오래가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각박해지고 있습니다. 아직 주변을 돌보고자 하는 마음이 남아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요. 이런 마음이 사라지지 않도록, 더 작은 정보라도 더 많이 알려드릴 수 있는 길을 계속 찾아나가겠습니다. <끝>

 

2009년 5월6일(월)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

 

※사회투자지원재단은 빈곤층으로 떨어지려 하거나 위기 상황에 처한 가정에 채무상담·지원제도 안내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위기탈출 자립지원 정보센터’ 운영을 추진 중입니다. 연락처는 02-322-702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