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고난을 넘어 아름다운 집을 만드는 사람들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5. 14. 11:07

‘(주)아름다운 집’은 집수리 회사다. 정부가 지원하는 자재로 저소득층의 주택 수리나 보일러 시공 등을 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공사도 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아름다운 집’은 저소득층의 자활을 위한 자활사업단을 거치고 자활공동체로 독립해 2008년 12월 사회적기업의 인증을 받았다.

 

 

[[(주)아름다운집이 도배장판 공사를 하고 있다.]] 

 

아름다운집을 일군 저소득층, 경제자립에 성공

 

‘아름다운 집’을 일군 참여자들은 과거에 정부의 지원에 의존해서 살던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지금은 경제자립에 성공했다.

 

“이런 일을 하게 될 거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죠. 경제적으로 어려워 정부에서 나오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과 아르바이트로 생활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조금 크니 정부에서 더 이상 생계비 지원을 못해주겠다며 자활센터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생계비 지원을 받는 조건부 수급자가 되기를 권유해 집수리 일을 시작하게 되었요.”

 

아름다운 집’ 임현주 부장은 사실 어쩔 수 없이 집수리 일을 시작한 셈이다. 그후 임 부

장의 삶은 ‘아름다운 집’과 함께 발전하고 변화했다.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임 부장에게 일어났다. 자활센터에서 집수리 자활공동체로 독립하면서 기초수급권을 받지 않게 되었다. 더 나가 집수리 공동체의 대표를 맡으면서 공동체의 자금흐름이 임 부장에게 집중되면서 임 부장은 임대아파트 입주 자격을 잃었다. 개인에게는 큰 손실이었다.

 

“입주 자격을 잃어 아쉽죠. 그래도 떳떳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들어요. 내 힘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고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인생을 살고 있으니 아이들도 자랑스러워 해요.”

 

‘아름다운 집’의 구성원 모두가 이런 변화를 겪었다. 실직과 잇따른 사업실패로 좌절하던 사람도 ‘아름다운 집’의 구성원이 되면서 조금씩 변했고 구성원 모두가 그 변화를 기다려 주었다.

 

현재 ‘아름다운 집’ 매출의 80%가 공공부문에서 일어난다. 국가의 위탁을 받아 집을 수리해 주는 ‘현물 주거 급여 사업’, 노인 및 장애인 가구 환경개선 위탁사업,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집 고치기 사업’, 대한주택공사 전세임대주택 개보수 사업 등이다. 이제는 공공부문이 아닌 일반시장에서도 매출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점차 일반시장으로부터 공사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부족한 기술은 다른 집수리 공동체와 공동사업을 통해 해결한다. 각 집수리 공동체들은 자신들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을 분담해서 처리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집’은 맡은 공사에 모든 최선을 다한다. 고객이 도배와 장판공사만을 맡겨도 집 구석 구석을 살펴보고 꼭 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고 무상으로 수리를 해준다. 이번 공사에도 베란다 칠을 다시 했다.

 

[[베란다가 깨끗하게 수리되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고객들이 좋아 하더군요.” 한 참여자의 말이다. 이 참여자는 얼마 전에 한 할아버지로부터 지붕수리를 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10년 자활 사업단 시절에 했던 집수리 공사인데, 쉬는 날 제가 가서 수리해 드렸습니다. 우리는 일반기업과 다르니까요. 힘들어도 조금씩 돕는다는 게 좋아요.”

 

아름다운 집, 해마다 사회공헌 실천

 

‘아름다운 집’은 조금씩 다지며 성장하는 자신들이 출발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사회적기업중에는 저소득층의 재기를 위한 자활사업단, 자활공동체에서 출발하는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자활조직에서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는 크고 작은 문제가 있다. 눈앞의 효율성에 급급해 운영의 민주성을 희생시키거나, 종업원 교육에 무관심하기 쉽다.

 

그럼에도 자활공동체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한 아름다운 집은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구축하고, 이윤 추구와 더불어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며, 효율적인 회사를 운영하는 데 성공했다. △의사결정과정의 1인1표제 운영 △종업원 주식소유 및 사원 이사제 도입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현장 종업원에게도 배당 실시 등이 그것이다.

 

자세히 살펴보자. 아름다운 집은 주식회사이지만 1주1표제가 아니라, 1인1표제로 운영된다. 또 7인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우리사주를 가진 3명의 종업원 이사, 2인의 지역사회 대표자, 1인의 공인회계사가 참여하는 등 이해관계자에 의한 민주적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배당제 역시 독특하다. 일반회사는 주주만 배당을 받지만, 아름다운 집은 1년 이상 재직한 종업원에게도 배당을 실시한다. 이 회사에는 갑작스레 주말 공사가 닥쳐도 종업원 간에 불평이 없다. 수익이 늘어날수록 연말 배당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제도의 실시는 종업원의 참여 증진,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더해 아름다운 집은 일반기업에서 볼 수 없는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모든 종업원은 올라운드 플레이어(All-round Player)를 자처한다. 도배, 장판, 타일공사, 페인트칠, 목공 등 각자의 전문영역을 갖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업무도 수행한다. 가령 장판시공 담당자가 일을 먼저 끝내면 도배 공사를 돕는다. 도배담당자는 자기 일을 마친 뒤 베란다의 페인트 칠 작업을 거든다.

전문성과 다양성을 겸비한 작업능력 덕분에 일손이 부족할 때도 외주가 아니라 노동과정의 자체 조정으로 대응한다. 자연히 생산원가가 절감된다.

 

둘째,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평범한 가정 주부였던 종업원이 종합 인테리어 전문가 과정을 배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문 기술을 보유하면 여러 종류의 공사를 맡을 수 있고, 부가가치 증대로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셋째,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벌인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아름다운 집의 구성원들은 과거에 자신들이 받은 도움을 잊지 않았다. 회사 정관에 수익의 일정액을 저소득층의 경제자립에 환원하도록 규정했다. 올해 아름다운 집은 지역사회의 낡은 복지시설을 무료로 리모델링하고, 수익금의 20%를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자활공동체로 창업한 첫 해인

2005년에도 이익 중 600여만원을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그 후 매년 이익의 10% 이상을 중·고등학생 장학사업, 교복지원사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했다. 올해 들어서는 방향을 조금 바꿔 집수리 및 리모델링이란 회사 특성을 살려 열악한 사회복지시설을 개선하는 데 이익을 할애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안산시 노숙인 쉼터 ‘진생도’의 시설물을 고쳐준 것과 같은 방식의 사회환원이다. 정부에서 보조를 받던 이른바 취약계층이 자립해 취약계층을 돕는 일이기에 더 뜻 깊다. 더군다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그리 크지 않은 이익을 이웃과 나누고 있다.

 

지역사회도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

 

'아름다운 집'이라고 회사명을 지은 이유를 물었다.

 

“우리는 집수리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고 사람들의 주거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아름답기 때문이죠. 어려운 사람들이 뜻을 모으고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임현주 부장의 말처럼 '아름다운 집'의 구성원들은 아름답게 지역사회와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도배공사를 하고 있는 (주)아름다운 집의 구성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