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전과자가 다시 사회로 돌아가려면…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6. 19. 10:18

전과자가 다시 사회로 돌아가려면…

 

전과자들의 경우 사회적 편견이 심한데다가 지원책까지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 복귀와 취업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티롤(Tyrol) 지역의 호앤룩(Ho&Ruck)이라는 가구회사는 지난 1984년부터 20여 년간 이 문제에 매달렸지요. 실습 작업과 집중 교육을 통해 전과자들이 스스로 일하는 삶을 꿈꾸도록 지원합니다.

 

호앤룩은 중고가구의 운송·수리·판매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전과자 출신 훈련생들은 여기서 1년 과정으로 가구 운송 및 복원, 목공, 재활용품 판매 과정을 이수하지요. 회사의 정규직원들은 지역 공동체에서 오래된 가구를 수거하고, 훈련생들이 재활용 수리를

마치면 도매상점에 되팔아 이윤을 남깁니다.

 

 

[[ 운송 작업 중인 호앤룩 직원. 이 회사는 전과자·알콜중독자·마약중독자·장기실업자 등의 사회 복귀를 돕는다. ]]

 

유럽사회기금 등 경제적·제도적 뒷받침이 성공 요인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기란 쉽지 않지요. 마땅한 이윤을 내기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호앤룩이 전과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이유는 제도적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전체 사업자금 135만8000유로(약 24억원) 중 42만6000유로(약 7억5000만원)가 유럽사회기금(ESF: 유럽 회원국 간의 격차를 줄이고 사회경제적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연합 차원에서 설치한 기금)에서 지원된 것을 비롯해 국가와 지역의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된 것이지요.

 

이 사업의 책임자인 한서-만틀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격식에만 얽매여 이론을 가르치기보다는 현장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실기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경험해 보니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실습을 통해 배울 때 최상의 효과를 낳았습니다. 한 해의 연수기간이 끝날 무렵에는 훈련생들은 실력이 향상되고 작업 감각까지 익혀 호앤룩을 떠나지요.”

 

훈련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삶의 다양한 행로를 걸어왔습니다. 전과자 외에도 많은 이들이 약물중독, 알코올중독, 부채, 장기실업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직업에 관한 자격증은 거의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사회의 밑바닥에 내몰린 계층이 대부분인 셈이지요.

 

사회복지사·의료기관 등과 협력

 

다시 한서-만틀 씨의 얘기를 들어 볼까요.

“그들은 매일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사회복지사를 고용해 훈련생과 상담하고, 외래 의료기관과도 협력합니다. 이 과정에서 약물중독자들은 중독성을 줄이기 위해 인체에 해롭지 않은 대체약물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치료는 참여자의 건강을 보호할 뿐 아니라, 실업 위험을 줄이고 육체적·정신적인 안정을 유지시켜 줍니다. 호앤룩이 정의하는 성공은 훈련생들이 일자리를 찾는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범죄와 비행을 저지르던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지요. 종종 훈련생들이 극복하지 못할 때가 안타깝다고 합니다.

 

성공사례 하나를 들어 볼까요. 2001년~2002년에 호앤룩은 2500㎡ 규모의 버려진 직물 공장을 재건축했습니다. 재건축을 시작할 때 11명이 일했고, 그중 7명은 새 건물 안에 자신의 작업공간을 가졌습니다. 스스로 먹고 살 토대를 마련한 것이지요.

 

 

 

[[ 이 회사가 재활용한 중고가구들. ]]

 

직업훈련 외에 상담·의료·주거 프로그램 병행

 

이 회사 참여자들의 사회 복귀 성공률은 41%쯤이라고 합니다. 열 명 중 네 명이 취업에 성공했다는 뜻이지요. 어떻게 보면 낮은 비율이겠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거둔 성과로는 소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정적인 주거 공간 마련에도 이 회사는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서-만틀 씨가 덧붙입니다.

 

“참여자들이 살기에 적합한 곳을 찾아주는 것도 우리의 역할입니다. 어떤 사람은 천막생활을 하거나 집 없는 이들을 위한 쉼터에서 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더 무난한 환경에서 살도록 도우려 합니다.”

 

호앤룩의 사례는 전과자의 사회복귀 문제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직업훈련 외에도 상담·의료 프로그램, 주거 프로그램 등 관련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새로운 삶의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점이지요. 재정 지원은 물론이고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과오를 진심으로 반성하는 이에게 사회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끝>

 

2009년 6월17일 (금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