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15년만에 취업한 스웨덴 실업자, 부럽네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6. 22. 13:45

 

지난 5월 현재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3.9%입니다. 아마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얼마 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잠재 실업자까지 합하면 공식 지수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지요.

 

청년 실업자, 여성 실업자, 중장년 실업자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이들이 앞으로 얼마나 고통 받아야 할지 알 수가 없지요. 불황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으니, 우리도 장기실업자에 대한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할 듯합니다. 

 

 

장기 실업자 위한 ‘일자리 프로젝트’: The Job

 

실업률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스웨덴은 장기 실직자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이 나라 중부에 위치한 노르단스티히 지역의 사례를 살펴볼까 합니다. 스웨덴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희박하다는 곳이지요.

 

높은 실업률과 부족한 인구가 특징이라는 이 지역은 인근의 인구밀집지역과도 멀리 떨어져 있어 사람들이 일자리 찾기에 장애가 많다고 합니다. 몇 년 씩 직업전선에서 소외된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지 않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특별한 사업을 통해 장기 실직과 병가 상태에 있던 수십 명이 일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일자리’(The Job)이라고 불리는 프로젝트가 이 침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죠.

 

 

고용 목표에 부합하는 종합적 훈련과정이 특징

 

사업 주체는 ‘노르단스티히 경제연합’(NEA)이라는 단체입니다. 2001년 NEA는 유럽 각국의 균형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유럽사회기금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지원 대상은 장기 실직자와 장애급여를 받는 사람들이었지요. 책임자의 말을 들어볼까요.

 

“수혜자 중 한 명은 15년이나 실직 상태에 있었습니다. 7~8년간 일자리 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았어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The Job 프로젝트의 목표는 수혜자들에게 직장을 주는 것입니다. 각 개인은 자신의 고용 목표를 세우고, 상담자의 지원을 받으며 그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계획 수립과 훈련 과정에 들어갑니다. 구체적으로 근무지에서의 훈련, 사후 교육, 현장 견학, 기술 분석 등을 최장 1년 동안 거칩니다.

 

 

고용센터, 공동체, 사회보장당국 등이 원활하게 협력

 

이 프로젝트는 고용센터와 지역 공동체, 사회보장당국과의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진 덕분에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개별 참여자는 지원기관이나 당국을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참여기관은 한꺼번에 참여자와 만나 고용 계획을 논의하기 때문에 개별적이면서 종합적인 고용 지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재원은 총 120만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21억 원입니다. 이 돈으로 모두 151명이 혜택을 받았는데, 이중 75명은 일자리를 찾았고 29명은 진학 등 정규 교육으로 나아갔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수혜자들이 오랫동안 일을 갖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률은 애초의 기대치보다 높다는 평가입니다.

 

프로젝트는 1년6개월만에 끝났습니다만, NEA는 사업의 성과를 분명히 인식한 것 같습니다. 사회보장당국과 고용센터로부터 장기 실업자와 장애인들에게 향후 2년9개월 동안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동의를 얻어냈다니까요.

 

우리나라도 실업자 대책이 많습니다만, 6개월 정도의 단기성 일자리 외에는 뾰족한 방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를 통해 최장 1년 동안 임금의 50%를 지원하는 제도도 있지만, 종합적인 대책으로서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지요. 장기 교육과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더욱 강구해야겠습니다. <끝>

 

2009년 6월22일(월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