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망이야기

협동의 마음 - 김홍일 (사회투자지원재단 이사장)

사회투자지원재단 2015. 2. 5. 13:03

 

 

 

 

 

인간의 다양한 욕구와 관련한 이론을 정리한 심리학자 마슬로우는 사람들은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안전을 보장받고, 타인의 인정을 받을 뿐 아니라 참된 자기실현을 이룰 수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말년에 인간에게는 자기실현을 넘어서는 또 다른 차원의 욕구가 존재하는데 그것을 그는 자아초월의 욕구라고 하였습니다.

 

사람은 사랑을 받을 때 행복한 존재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때 더 큰 행복을 경험하는 존재입니다, 사람은 세속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미를 잃고 나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이처럼 존재의 깊은 곳에 각인된 설명할 수 없는 이같은 성향을 가르켜 정향과 헌신의 체계라고 이름하였습니다.

 

몇 일 전 사회적경제 조직들을 컨설팅하는 한 전문가를 만나 공동체들을 컨설팅하면서 경험한 진솔한 느낌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컨설팅을 하면서 협동하는 태도와 가슴을 지니고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회적경제 조직이라는 외투를 걸치고 있지만 그 옷이 둘러싸고 있는 몸통이 이기주의와 탐욕으로 병들어 있다면 조직형식 외에 시장의 기업들과 무슨 차별성이 있으며, 협동조합을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것이었습니다,

 

사회적 경제는 공동의 필요에 기초하지만 그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연대()와 우애()라는 가치와 가슴을 동력으로 형성되고 움직이는 공동체입니다. 협동조합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로버트 오웬이 자신의 자산을 바쳐 뉴 라나크 공동체를 시작하였을 때, 로버트 오웬을 움직였던 마음, 로치데일의 선구자들이 지역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협동조합 점포를 시작하였을 때, 그들을 움직였던 마음.... 그들의 마음과 가슴에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향한 연민, 인간과 노동의 존엄을 실현하기 위한 열정, 공동체적인 사회를 향한 꿈과 열망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늘어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변화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다른 한편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공동체에 대한 또 다른 기대가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이런 상상들을 불러일으킵니다.

 

그것이 비록 작은 공동체일지라도 하나의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사업계획서와 자본조달계획, 경영계획만이 아니라 공동체를 준비하고 시작하는 사람들의 가슴과 마음 깊은 곳에 협동하는 마음, 연대하는 태도. 새로운 경제를 향한 열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돕는 계획이 함께 갈 수는 없을까? 협동공동체들이 경제적인 성공을 넘어 지역사회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과 감동을 주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시민들과 지역사회가 공동체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는 없을까?

 

협동의 마음을 잃어버린 없는 사람들이 만드는 공동체로는 협동하는 세상을 열어갈 수 없습니다. 사회적경제 운동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사람들 마음에 협동의 꿈과 새로운 경제를 향한 열정, 연대의 태도와 습관을 훈련하고 성찰하는 일은 운동을 지탱하는 기초를 놓는 일에 다름이 아닐 것입니다. 이 땅에서 자라나는 사회적경제 공동체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성숙한 시민과 노동자로 성장하고, 그 일터에서 이루는 행복과 희망이 지역과 세상에도 나누어지는 꿈을 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