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망이야기

협동하는 주체들이 바로서자

사회투자지원재단 2015. 3. 11. 17:00

 

 

 

 

협동조합은 인류사의 위대한 유산이다. 지금 우리는 이 위대한 유산을 다음시대로 이어가기 위해서 협동하는 주체로 살고 있다. 이름 하여 신용협동조합이나 소비자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협동하는 주체로 살고 있고, 사회적 경제로 포괄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나 자활기업과 마을기업 또는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만들어진 여러 협동조합의 주체로 살고 있다.

 

인류사의 위대한 유산인 협동조합이 지금시대에 제 몫을 다하지 못하면 다음시대의 협동조합이 다시 정체성위기에 빠지게 된다. 협동조합의 정체성위기는 자본주의의 자본의 유혹과 위협으로부터 시작된다. 1995년 국제협동조합연맹이 채택한 협동조합의 가치와 원칙은 자본의 위협에 포섭된 협동조합의 정체성위기를 새롭게 회복하는 선언이었다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다. 물질중심의 자본은 언제든지 인간중심의 협동을 유혹하고 위협하여 정체성 위기에 빠지게 하도록 작동한다.

 

협동조합이 자본의 정체성위협을 막아내고 미래의 다음시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협동주체들이 바로서야 한다. 협동하는 주체들이 어떻게 바로 서는 것이 좋은가? 답은 명확하다. 지금 국제협동조합연맹이 채택한 협동조합의 기본적인 가치(자조-자기책임-민주-평등-형평성-연대)와 윤리적인 가치(정직-공개-사회적 책임-타인에 대한 배려)를 한시도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협동조합 7원칙을 철저히 적용하여 운영해가는 것이다.

 

나는 협동하는 주체들이 바로설수 있는 우선적인 덕목으로 정직을 꼽고 싶다. 윤리적가치의 첫 번째다. 개인적인 삶에서, 가족공동체에서, 일터에서, 삶터에서, 지역사회에서, 협동체에서, 자연에서 자신에게 정직해야 협동하는 주체로 바로 설수 있다. 특히 협동하는 주체가 자신의 협동조합사업체나 사회적사업체에서 정직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자본의 유혹과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넘어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개념으로 지역공동체, 협동조합, 경제민주주의, 협동철학과 영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 세상의 새로운 꿈들은 인간의 존엄과 자율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인 개념들이다. 그런데 이 개념들이 유효하고 현실적인 것이 되려면 정직한 주체로부터 생겨나야 한다. 일시적인 효과와 편익 또는 협동주체들만의 이익확대라는 속임수의 주체들로부터 대안이 나오면 다음시대의 협동조합은 정체성위기에 빠지고 만다.

 

협동조합이 정체성위기를 맞게 되면 다음시대의 협동주체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잃어버리게 된다. 협동조합사업체 또는 사회적사업체가 지금 당장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다 해도 다음시대가 준비되지 않는다. 따라서 협동조합은 지금시대 주체들만의 협동조합이 아니다. 다음시대의 미래로 연결되지 않으면 지금 협동조합은 공허할 뿐이다. 이것이 협동하는 주체들이 바로서야 하는 이유다.

 

  박재천(제정구기념사업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