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언어치료사가 되고싶었던 Global Communicator

사회투자지원재단 2008. 9. 26. 15:01

 

 

“크레아솔이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을 보고 놀랐죠. 음식 맛이 좋아 반드시 예약을 해야될 정도로 인기있는 음식점인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거기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모두 어려움에 처한 빈곤층 여성들이었다는 거죠.”

“벨기에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통역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보를 좀 봤어요. 통역도 하고 (사회적 기업)방문도 해보니까 무조건 주는 사회복지제도가 아니더라구요.”

Global Communicator 박가연씨는 사회적 기업은 무조건 베풀기만하는 사회적 안전망이 아닌 것이 좋았다고 했다.

박 씨는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청년 실업자들과 토론한 적이 있었는데 그들의 구직이 조금은 소극적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 비교할 때 실업급여가 장기간 지급되니까, 너무 느긋하다.”라는 생각을 했죠.
무조건 베풀고 주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박가연 씨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의 이미지가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벨기에서 공부하던 중에 사회적 기업을 방문한 한국 사람들을 위해 통역을 하면서 사회적 기업을 알게 되었다는 박가연 씨.

먼저 불어 자원봉사를 어떻게 하게 되었냐고 물었다.
“언어치료학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1년 반정도 공부했죠. 그리고 불어권인 벨기에서 1년 정도 공부하고...”

 


언어치료학? 좀 생소한 분야다.

질문] “언어치료라는 게 뭡니까?(필자는 무식하다.)?”

“언어장애는 어떤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데 심리학적 접근을 기본으로 언어치료를 하는 거죠.”

박가연 씨에 따르면 말더듬이, 중얼거림 등 증상은 심리적 요인에 발생하게 되는 데 이런 증상의 치료를 위해 환자의 언어구조를 이해하고 심리치료와 언어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틀릴 수 있다. 쉽게 설명을 했는데 받아 적는 필자의 이해력이 너무 떨어져 대충 이정도까지만 정리했다.)

박가연씨는 한국외국어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언어치료학을 공부하고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고 했다.

▶원래 언어치료학에 대해 관심이 많았나요. 좀 생소한 분야인데요.

“고등학교 2학년 때 21세기 유망직종이란 책을 봤는데 그 책 부록에 언어치료사라는 직종이 유망직종이라고 씌어 있었어요.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어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하기로 맘을 먹었어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신의 미래상을 그려나간 박가연 자원봉사자가 대단해 보였다. 필자는 고등학교 시절 그냥 학교다니기만 했지 자신의 장래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과 선택도 꼼꼼하게 따지며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박가연 씨의 인생설계가 부럽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가 궁금했다. 2년 정도면 좀 짧은 유학기간 아닌가?

“프랑스에서 공부하다 보니까, 언어치료학의 기본은 심리학이더라구요. 그러니까 학부때 심리학을 전공하고 그 바탕위에서 자국어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구사가 있어야 제대로 된 언어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이었어요. 뭐 프랑스어가 모국어도 아니고, 심리학도 근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상태여서 한계가 느껴졌어요.”

박가연 씨는 지금 현재는 프랑스 문학으로 방향을 바꾼 상태라고 했다.

벨기에에 있는 사회적 기업인 레스토랑에 대해 질문해봤다.

“사회적 일자라고 하면 시장경쟁력이 좀 떨어진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크레아솔이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을 보니까 경쟁력도 있는 것 같았어요. 음식도 맛이 있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아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잡기도 힘들고....”

박가연 씨가 말한 레스토랑은 크레아솔(Creasol)이 운영하고 있다. 크레아솔은 Creativity(창조성)와 Solidarity(연대)의 합친말이다. 98년 Volontariat et solidarite라는 민간단체에 실업독신여성과 외국인 여성들이 도움을 요청해와 저학력의 기능이 없는 이 여성들을 위해 봉제작업장을 열기로 결정하였고, 레스토랑도 열게 되었다고 한다.
크레아솔의 주요활동은 어려움에 처한 여성들에 대한 상담, 현장직업훈련(외식업, 봉제업),매주 Job coaching 프로그램 운영 등의 교육과 상담, 일자리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 식당에서 일하는 식당 연수생들은 오전 10시 30분에 아침식사를 한 후 일을 시작하고 12시부터 2시 까지만 영업을 한다. 그 외 시간은 교육으로 오전과 오후로 나눠 컴퓨터, job coaching, 건강, 피임교육, 불어교육(외국인 저학력 여성들 때문에)을 받는다.

중년 여성이 괜찮은 일자리를 찾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남편의 뻔한 봉급. 치솟는 물가에 맞서 쪼개고 쪼개는 살림살이에 용맹스런 주부에게도 익숙해진 기혼여성에게 취업이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더구나 남편과의 사별, 이혼의 상처를 딛고 새출발하는 것은 너무나 큰 장벽이다. 현실은 이들 아줌마들에게 끊임없는 좌절을 안기며 빈곤의 수렁으로 내몰아 간다.

 


빈곤의 문턱에 선 이들에게 디딤돌과 같은 구실을 하는 기업이 있다.

사회적 기업이다.  
빈곤의 수렁을 딛고 가정이란 보금자리를 스스로 꾸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윤을 극대화가 아닌 개인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지렛대가 된다.
사회적 기업은 빈곤층에게 일방적으로 퍼주지 않는다. 또한 궁핍한 환경을 악용해 이윤을 증식하는 기업과도 거리가 멀다.

사회적 기업은 일할 수 있는 능력 개발을 지원하고, 스스로의 노동을 통해 빈곤을 탈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Global Communicator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들의 인생사를 듣는 것도 흥미롭지만, 전 세계 사회적경제의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앞으로 박가연씨를 비롯한 Global Communicator들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서 펼쳐지는 대안적 사회적경제의 흐름과 신선한 사회적기업의 활동을 널리 소통해주리라 기대하면서…….
다음에 우리는 이탈리아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