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앗싸'가 되기 싫어요 -흥미와 집중

사회투자지원재단 2008. 9. 26. 16:10

 

 

Global Communicator를 인터뷰하는 필자는 요즈음 많은 반성을 한다. 어설픈 인터뷰 진행부터 Global Communicator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책 등이다.
특히 지금까지 인터뷰한 Global Communicator들의 얘기들은 설렁 설렁 지내온 내 인생을 반성하게끔 한다.
Global Communicator들의 인생을 들어보면 그들의 삶은 현실이라는 바람에 맞서 팽팽한 돛을 달고 앞(이상)으로 나아가는 형상이다.

바람이 거세다는 이유로 너무 싶게 돛을 내리진 않았는지,

바람이 약하다는 이유로 급하게 노를 젓다가 포기하는 무모함과 조금함을 보이지 않았는지.
배와 돛과 바람의 조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센 바람에는 너무 작은 배와 어설픈 돛을 달고 너무 약한 바람에 너무 큰 돛을 달진 않았는지.

아무튼 나는 Global Communicator들의 삶의 항해를 들으며 그들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들을 교훈처럼 느꼈다.
앞으로 진행될 인터뷰에서는 내가 그들의 삶에서 본받아야 할 핵심 단어로 인터뷰의 결말을 대신하려 한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들에게서 좋은 점을 가려서 따르고 좋지 못한 점은 거울삼아 고치기 때문이다."-공자-

 


40살을 바라보는 중년(?)아저씨가 욕심꾸러기 스무 살 젊은이를 만났다.
“공부만하는 ‘앗싸’가 되긴 싫고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하고 싶은 일도 잘하고 싶어요.”
“앗싸? 앗싸가 무슨 뜻이지요?”라고 물었다.
학교에서 공부만하는 애들을 아웃사이더(앗싸)라 부른다고 Global Communicator 박수현 씨가 대답한다.

이번 인터뷰로 만난 박수현 씨는 공부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욕심 많은 대학 1년생이다. 사회투자지원재단에 스페인어로 통번역자원봉사를 맡았다.
“사촌언니가 장애 아동들에 대한 자원봉사활동을 많이 하는데 저도 하고 싶었던 참에 사촌언니가 사회투자지원재단을 소개하더라고요. 그래서 Global Communicator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기자도 하고 싶고, 플라멘꼬 춤(플라맹고가 아니라 플라멘꼬? 라고 발음했다)도 배우고 철학책도 즐겨 읽고……. 박수현 씨는 흥미로운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꿈꾸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아름다워라~)

질문을 할 때마다 박수현 씨의 대답은 새로운 세계로 펼쳐져서 따라가기 힘들다.
마치 달리기 하는 것처럼 머리가 숨 가쁘다. 사실 이번 인터뷰는 너무 힘들었다.
“저는 아이들이 참 좋아요. 학교 근처에 있는 곳에서 아이들을 위한 자원봉사도 하고 싶어요.” 박 씨의 욕심리스트에 자원봉사도 추가됐다.

늙은이(?)의 눈에는 박 씨의 열정이 약간 무서웠고, 부러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박수현 씨의 욕심내기가 집중된 영역은 외국어 영역인 듯했다. 약력을 보니 박 씨는 외국어 고등학교를 다니며 중국어를 전공했다. 대학에선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선 중국어를 전공했는데, 너무 어렵고 재미가 없었는데 친한 친구가 일본연예인을 엄청 좋아해서 같이 일본 드라마를 볼려구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그래선지 박 씨는 중국어 보다 일본어가 더 재미있어서 더 잘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중국어는 생활용어를 중심으로 듣고 말하기가 가능하고 영어와 일본어는 수준급인 듯했다. 게다가 스페인어 까지…….
다양한 언어 영역을 보면서 이번 인터뷰에선 외국어 잘하는 법을 박수현 씨에게 묻고 싶었다.

“미국에서 태어나선 그런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나 그런 게 없었어요. 일단 재미있었고요.”
박씨는 아버지의 유학시절에 미국에서 태어나 유치원까지 다녔다고 했다. 이때의 경험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스페인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유치원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는데, 아마 히스패닉 계 애들이 많아서였던 것 같아요. 수화도 배웠어요.”
유년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는 박수현 씨에게 공부 잘하는 법을 물었다.

박수현 씨는 사교육을 거의 받아 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쉽게 언어를 익힐 수 있었던 것은 관심 있는 것에 몰두하는 집중력에 있는 것 같았다.
평소 많은 독서를 한다는 박 씨는 중고등학교시절 글짓기 대회나 논술대회에서 상을 많이 받았다. (나중에 이글을 보게 될 박수현씨는 어떤 평가를 할까 슬슬 두려워 진다. 뭐라고 그러면 바로 인터뷰 코너를 박수현씨에게 넘겨야지라고 위안을 하면서 계속 질문을 했다.)

아침 8시부터 밤10시까지 공부하는 입시위주가 너무 싫었다는 박씨는 요즘 플라멘꼬 동아리의 발표회 중남미 지역에 대한 정보를 담은 학회지 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박씨의 20살, 파릇파릇한 열정이 삶 곳곳에 배어 있다. 박씨의 동력은 흥미와 집중이다. 흥미로부터 시작해 재미와 관심을 갖게 되고 그 과정이 엄청난 집중으로 추진되어 가는 것이다.
이 흥미와 집중이 앞으로 많은 정보를 많은 이에게 알려 줄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