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맘껏 먹고 양심껏 내는 유기농 비빔밥집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3. 13. 11:42

맘껏 먹고 양심껏 내는 유기농 비빔밥집

 

서울 서교동의 식당인 ‘문턱 없는 밥집’에서는 모든 음식의 재료들을 청정한 유기농산물로 쓴다. 저녁 메뉴는 다양하지만 점심은 비빔밥만 한다. 손님들은 마음껏 점심 식사를 즐기되, 음식물을 남기면 벌금 1만원을 낸다. 밥값은 1000원부터 형편껏 내면 된다.

 

이 밥집에서 ‘혹시라도 생길지 모르는’ 이익금은 가난한 유기농가와 소외된 이웃들의 자활기금으로 쓰인다.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이 싼값에 밥을 먹는 서비스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여유가 있는 손님들의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유기농 비빔밥의 생산원가가 1인당 평균 47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 민족의학연구원이 운영하는 ‘문턱 없는 밥집.’ ]]

 

민족의학연구원, 저소득층 위해 질병예방교육·유기농식당·재활용품가게 운영

 

‘문턱 없는 밥집’은 민족문화연구원이라는 단체가 운영한다. 이 연구원은 민족의학을 중심으로 동서고금 의학의 조화를 모색하고자 철학자·과학자·의료인·의학자 등이 만들었다.

 

한의학에서 모든 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민족의학연구원은 세상으로부터 멍든 이들의 아픔을 고르게 치유하기 바란다. 지난 7월에는 사회적기업, 즉 이윤과 함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노동부의 인증을 받았다. 가난한 이들에게 질병 예방법을 가르치고, 간단한 질병은 스스로 치료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스스로 치유하는 것은 민족의학연구원의 철학이자, 의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방책이다. 그 일환으로 민족의학연구원은 <약손문고>를 발간했다. <약손문고>는 누구나 쉽게 자기 건강을 돌보고 병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민간 한의학 지식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내용이다. 또 이 단체는 한반도 자생약초를 망라한 ‘동의본초도감’ 전집 편찬으로 전문성을 확충하고 있다.

 

의료 활동 외에 운영하는 곳이 ‘문턱 없는 밥집’이라는 유기농 식당,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소비를 촉진하는 ‘기분 좋은 가게’다. ‘기분 좋은 가게’는 버리기 아까운 물건을 나누고 재활용해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한다. 이들 사업은 인간의 몸과 마음과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넓은 의미에서 개인과 사회를 치유한다. 특히 취약계층에게 문턱을 낮추고, 밥 먹는 자유와 소비할 자유를 제공한다.

 

 

 [[ 손님들은 뷔페와 마찬가지로 양껏 먹을 수 있지만, 음식물을 남기면 안 된다. ]]

 

식사 양과 가격은 마음대로이지만 남기면 안 돼

 

이중 ‘문턱 없는 식당’은 친환경 유기농 식사를 일부 계층의 특권이 아닌 모든 이의 권리로 만든다. 유기농 밥과 반찬은 부유함과 가난함에 따라 양과 질이 나눠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반찬과 밥의 양은 ‘소비자 마음대로’ 결정하지만 ‘양껏’에 대한 뒤처리 책임을 져야 한다.

 

개인은 자신의 소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밥 한 톨, 고춧가루 한 점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먹으라는 것이 이곳의 규칙이다. 일명 ‘빈 그릇 운동’이다. 점심식사는 한 끼의 가격은 1000원을 기준으로 양심껏 내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어려운 분들을 위해 여유 있는 분들의 후한 인심 부탁드립니다^^;).

 

 

 

 [[빈그릇 운동은 자원순환을 만드는 시작이라고 한다. 그림:comza]]

 

앞서 말했듯이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비빔밥의 생산원가는 1인당 4700원이다. 손님들이 자유롭게 모금한 점심 가격은 1인당 평균 2700원으로 1인당 2000만원 적자다. 부족한 수익은 저녁시간대에 주변 지인들의 회식 유치와 자체 재정으로 메운다. 회식에 제공하는 술과 푸짐한 안주로 점심의 적자를 메우고 있다.

 

저녁에는 삼합, 버섯전골, 녹두전 등 유기농 안주가 이어진다. 그래선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의 이용도가 높다. 취약계층에게는 질 좋은 음식을 싼값에 양껏 먹도록 문턱을 낮추고, 심신이 지친 직장인에게는 유기농 농산물을 제공하는 것이다.

 

민족의학연구원은 저소득층에게 일터도 제공하고 있다. 2008년 12월부터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에 참여하여 14명의 취약계층을 고용했다. 이 단체의 관계자는 “지식, 생활, 건강의 격차를 일반인의 힘으로 해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병든 세상을 치료하려는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끝>

 

2009년 3월13일(금)

재단법인 사회투자지원재단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인적자원과 사회적 자본의 투자를 통해 저소득층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개발과 사회양극화 완화를 목표로 하는 비영리재단입니다. 연락처는 02-322-7020, 인터넷 홈페이지는 http://www.ksif.kr/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