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착한기업’에도 연 2% 저리대출 해보니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9. 28. 11:44

‘착한기업’에도 연 2% 저리대출 해보니

 

-“우리 회사는 공정무역을 통해 수입한 커피와 허브차를 판매하면서 국내에서 장애를 입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일터를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가난한 이들이 많지만, 산업재해를 당하고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특히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생각에서입니다.

 

20여년이나 중증 장애인 신용조합을 이끌어 온 최정의팔 한벗조합 이사장의 말입니다. 한벗조합은 트립티라는 사회적기업(이윤과 사회적 목적을 함께 추구하는 회사)을 만들고 네팔, 동티모르 등으로부터 수입한 커피와 허브차를 국내에 판매하면서 장애 외국인에게 일자리까지 제공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자금입니다.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일자리 마련은 취지가 훌륭하지만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지요.

 

 

[[ 지난 15일(화) 서울 용산에서 한벗조합과 사회투자지원재단이 공동체기금지원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소외계층의 자립을 위한 쌈짓돈으로 이 기금이 잘 활용되기 바랍니다. ]]

 

 

공동체기금, 저소득층·자활사업단·사회적기업의 마이크로크레디트

 

희망인프라 블로그를 운영 중인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최근 저소득층, 자활사업단, 사회적기업 등이 서로 돕고 자립하기 위한 공동체기금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요즘 서민에게 저리로 무담보 소액대출을 하는 ‘마이크로크레디트’가 화제인데, 공동체기금은 ‘착한기업’과 단체까지 아우르는 마이크로크레디트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첫 번째 지원 대상은 앞에서 나온 대로 한벗조합입니다. 지난주에는 공동체기금 지원사업 업무협약식도 가졌습니다. 이 협약으로 한벗조합은 종자돈 1800만원을 받아 장애 외국인 노동자 기업인 ‘트립티’를 설립·발전시킬 것입니다.

 

이런 회사가 많이 만들어지고, 한벗조합 같은 조직이 힘을 모을수록 우리의 소외된 이웃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상임이사인 김홍일 신부의 말입니다.

 

“풀뿌리처럼 작게 흩어져 있는 신용조합들이 공동의 연대기금을 형성한다면, 우리 사회 가난한 이웃이 큰 힘을 얻을 것입니다.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나오죠.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는 쉽습니다.”

 

공동체기금 지원사업은 불우하지만 자립하고 싶은 서민과 단체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스스로 일어서기 위한 노력의 산물입니다.

 

 

[[ 협약식 이후 참석자들이 관련 자료를 영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공동체기금은 각 사업단위 별로 여러 개를 만들고 서로 협력 관계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

 

 

십시일반으로 자금 마련하고 공동체기금끼리 협력할 것

 

공동체기금은 대출받은 종자돈과 자체 자금을 통해 조성되며 △저소득층이 서로 도울 수 있는 소규모 자립금고형 △지역사회 발전과 대안경제 영역의 발전을 지원하는 사회연대형 자립금고형으로 나뉩니다. 또 각 기금 간의 협력을 위해 자본금의 일정액을 매년 확보하여 필요시 상호대출 및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공동체기금 지원사업은 한벗조합 외에도 경남고용복지센터, 청주 일하는공동체, 대전 쪽방상담소를 사업 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각 공동체 기금별로 평균 2000만원을 대출하며, 3년간 연리는 4%입니다. 연체가 없을 경우 이자수익의 50%를 대출자에게 지원하기 때문에 실질 이자율은 연리 2%입니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저소득층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만든 쌈짓돈이 꼭 필요합니다. 스스로 돕는 자금이 모이고, 우리 사회에서 저소득층·소외계층의 자립 기반이 생길 때까지 작지만 큰 시작을 해봅니다. <끝>

 

2009년 9월28일(월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