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소식들

할머니 할아버지 스스로 일자리 만들기

사회투자지원재단 2009. 10. 22. 11:25

할머니 할아버지 스스로 일자리 만들기

 

현대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2010년~2018년까지 312만 명의 고령자가 경제활동 현장에서 물러날 전망입니다. 약 10년간 매년 수십 만 명의 노인 실업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지요.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청년 실업 못지않게 노인 일자리 부족도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부도 관련 대책 수립을 서두르는 상황입니다. 정년 연장이나 퇴직자 계속 고용 등을 지원하고, 직업훈련 패키지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고령자 창업자금과 공공서비스 일자리도 지원할 방침입니다.

 

일본의 경우 일찍부터 노인의 수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고, 관련 복지제도도 발달해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노인들이 활발히 경제활동을 하고,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려 노력한다는 사실입니다. 일본 고령자 생활협동조합연합회(고령자생협)와 니시노미야 고령자사업단이라는 두 조직을 살펴봅니다.

 

 

 [[ 취업훈련센터에서 교육받은 대로 설문조사 연습을 하는 할머니. 출처: 서울시노인취업훈련센터 ]]

 

노인이라고 누워만 있을 수 없다: 고령자생협

 

고령자생협의 경우 ‘와병 생활을 하지 않는다’ ‘건강한 고령자가 좀 더 건강하게’라는 목표를 세우고 일·복지·사는 보람을 활동 기조로 하여 세워졌습니다. 1990년대부터 관련 단체가 ‘노인이라고 누워만 있을 수 없다’며 고령자 협동조합 만들기 운동을 제창해 전국 조직으로 성장했다는군요.

 

결국 전국 33개 조합에 2002년 기준으로 회원 수 3만 명의 거대 조직이 됐습니다. 노인 출자자들이 협력해 사업과 서비스를 창출하면서 일본 노동자 협동조합 연합과도 함께 사업을 벌입니다.

 

사업 내용은 가사도우미, 노인택배, 급식 케어 등입니다. 이밖에 지역 복지사업소 만들기를 진행하고, 고령자의 주장을 알리는 대회나 각종 취미 교류 활동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운동은 노동에서 강조하는 협동을 생활 영역으로 확대시키는 한편, 고령화사회를 인간다운 사회의 전환점으로 만들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어르신들이 직장인 예절에 관한 교육을 받고 계십니다. 출처: 서울시노인취업훈련센터 ]]

 

고령자에게 일자리 제공: 니시노미야 고령자사업단

 

니시노미야 고령자사업단은 일본 혼슈 효고현의 니시노미야 시에서 만들어졌습니다. 1972년 노동 의욕과 능력이 있으나 취업을 못하는 고령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설립됐지요. 2002년에는 비영리 목적의 유한책임 중간법인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단체 구성원의 수는 179명으로 단원 평균 연령은 남녀 합쳐 67.1세에 달합니다. 이 분들이 하는 일이 참 다양합니다. 니시노미야 시로부터 공원제초 청소 등 연간 정기위탁업을 수행하고 공사나 공단 등에서 다른 업무도 맡습니다.

 

신규 업무 확보를 위해 자체 일자리도 만들어 갑니다. 재택 및 방문 간호사업을 실시하고, 홍보·광고·배부사업도 벌입니다. 자동차학원의 주행 코스에서 업무상 차량 운전 연수를 맡고 교통안전 강습회도 열지요. 자체 홍보지까지 만듭니다.

 

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버스투어에 100여명의 단원이 참석하고, 신년 모임에는 대부분이 나옵니다. 도시 축제 사업에 봉사를 나가고, 가까운 양호학교에서 청소도 해 줍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베푼다는 차원으로만 접근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의욕과 능력이 넘치는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활발한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시의적절한 정책과 지원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습니다. <끝>

 

2009년 10월22일(목요일)

‘희망인프라’ 사회투자지원재단